[통합진보당 어디로 가나] 꼭꼭 숨은 이석기, 어디서 뭘 하나… 일각에선 수사 대비설도

입력 2012-05-24 18:59

통합진보당 구당권파 핵심세력인 경기동부연합의 실세 이석기 19대 국회의원 비례대표 당선자가 ‘잠수 모드’에 돌입했다.

검찰의 전방위 수사 방침에 통합진보당 전체가 풍전등화의 위기를 맞았음에도 이 당선자는 공개적인 자리에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혁신 비대위가 요구한 사퇴시한(25일)이 다 됐지만, 별다른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그는 이달 중순 각종 언론 인터뷰를 통해 당내 비례대표 선거가 “총체적 부실이 아니다”며 궤변을 폈었다. 자신이 비례대표 경선 부정의 배후로 지목되자 적극 나서서 반박과 해명을 한 것이다. 하지만 그 이후 공개 석상에서 모습을 완전히 감췄다.

이 당선자는 지난 22일 검찰의 압수수색 등에 대항해 신·구당권파가 잠시 갈등을 접고 공동전선을 폈던 곳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같은 날 오후 강기갑 혁신 비대위원장과 오병윤 당원 비대위원장 등이 법무부를 방문, 권재진 장관 면담을 요청할 때도 참석하지 않았다. 검찰이 처음으로 당사 등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 전격작전을 벌이던 21일에도 그의 얼굴을 찾아볼 수 없었다. 당시 당사와 서버업체 등에는 통합진보당 소속 현역 국회의원과 19대 국회 당선자들이 거의 다 나와 있었다.

이처럼 이 당선자가 공식석상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는 것은 검찰의 전방위 수사 칼날이 결국 자신에게로 향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으로 해석된다. 검찰은 유령당원 존재여부 등과 함께 이 당선자가 운영해온 CNP전략그룹(현 CN커뮤니케이션즈)의 자금 흐름 등을 집중 수사할 예정이다.

따라서 이 당선자는 경기동부연합 핵심 실세들과 함께 검찰 수사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CNP전략그룹의 각종 회계장부와 내부 자료 등을 정리하고, 경기동부연합과의 재정적 관계 등을 정리하고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이 당선자는 오는 30일부터 신분이 국회의원으로 바뀐다. 꼭꼭 숨은 게 ‘금배지 굳히기’ 전략이라는 말도 당 안팎에서 흘러나온다. 조금만 시간을 끌면 검찰이 수사를 진행시켜도 국회의원이란 보호막을 쓸 수 있다는 것이다.

김명호기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