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김자경·KAIST 정원일 교수, 중증 간경변증 자가 조혈모세포로 치료 길 열어

입력 2012-05-23 19:20


간이식 외엔 뚜렷한 치료법이 없던 중증 간경변증을 자가 골수 유래 조혈모세포로 치료할 수 있는 새 길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열렸다.

연세대 의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김자경(왼쪽 사진) 교수는 KAIST 의과학대학원 정원일(오른쪽) 교수와 공동으로 중증 간경변증 환자의 정맥에 ‘자가 골수 유래 조혈모세포’를 주입하고 추적 관찰한 결과, 간 기능이 눈에 띄게 개선된 것을 확인했다고 23일 밝혔다.

김 교수팀은 만성 B형 간염으로 간경변증을 합병한 남자 7명, 여자 8명 등 총 15명을 대상으로 환자 자신의 골반 뼈에서 뽑은 골수에서 조혈모세포를 분리, 정제한 다음 각각 정맥을 통해 다시 넣어주고, 월 1회 간격으로 간 기능 수치를 측정하며 1년 이상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전체의 66.7%인 10명(남자 4명, 여자 6명)에게서 각종 간 기능 수치가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알부민 단백질 생성 수치는 평균 3.5g/㎗ 상승했다.

김 교수는 “골수 유래 조혈모세포들이 ‘인터류킨(IL)-10’이란 면역물질을 분비하면서 간경변증을 유발하는 ‘간성상세포’의 활성을 억제하고 간 내 염증을 조절하는 T세포는 오히려 증가시키는 작용을 하기 때문일 것으로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연구결과는 간 전문 학술지 ‘헤파톨로지(Hepatology)’ 4월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