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주마 대통령 풍자 외설적 그림 잇달아 수난
입력 2012-05-23 19:20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제이컵 주마 대통령을 풍자한 그림이 잇달아 수난을 당하고 있다.
문제의 작품은 요하네스버그 굿맨 갤러리에서 이달 초부터 전시 중인 브렛 머레이의 ‘국가의 창’이라는 아크릴화다. 이 그림에 주마 대통령이 판화풍으로 옛 소련의 레닌처럼 묘사됐다. 그러면서 바지는 입지 않은 채 성기를 노출시켜 표현의 자유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집권 아프리카민족회의(AFC)는 작품 전시를 금지하는 가처분신청을 고등법원에 냈다. 법원 심리가 열린 22일(현지시간) 법원 주변에는 대통령 지지자들이 대거 몰려 시위를 했다고 영국 BBC방송 등이 전했다.
수난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갤러리에 두 남자가 나타나 그림을 훼손하는 사건까지 벌어졌다. 중년의 백인 남자가 페인트 통을 들고 화랑에 들어서더니 붉은색, 노란색으로 그림 속 얼굴과 민감한 부분에 크게 X자를 써 지운 것이다. 또 다른 흑인 남자는 손에 묻힌 검은 페인트로 얼굴과 신체부분을 문질렀다. 이들은 “대통령을 모욕했기에 이렇게 했다”고 말했다. 주마 대통령은 “나를 바람둥이로, 존경할 가치가 없는 사람으로 묘사해 충격을 받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 그림은 이미 1만4000달러에 팔렸다. 갤러리 측은 “작품 소장자가 손해 배상 청구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시금지가처분신청에 대한 배심원 전원 회의는 24일 열린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