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무부 매료시킨 웰빙 한국음식… 청사서 열린 ‘한식의 비밀’ 행사에 300여명 북적
입력 2012-05-23 19:19
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국무부 청사 해리 트루먼 빌딩에 불고기와 김치 등 한국음식 냄새가 퍼졌다.
미국 정부가 정한 제20회 ‘아·태 문화유산의 달’을 맞아 마련한 이날 한식 맛 알리기 행사에는 300여명의 직원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행사를 주최한 뉴욕 aT(농수산물유통공사), 코리안헤리티지파운데이션(KHF)은 ‘한식의 맛 비밀을 발견하세요’를 주제로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주 애넌데일 등 코리아타운의 음식점에서 솜씨 있게 장만한 음식을 내놨다.
구절판, 신선로, 불고기, 해물파전, 잡채, 김치, 양배추삼색말이김치, 송편, 수정과, 식혜 등 10여개 전통 메뉴가 선보였다.
국무부 여직원 베서니는 “정말 환상적이에요. 불고기가 가장 좋고 비빔밥도 약간 맵긴 하지만 맛있습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기름지지 않고 담백해 건강에도 좋을 것 같네요”라고 말했다.
궁중음식인 탕평채를 만들어 나눠준 우영희 요리 연구가는 “미국에서도 최근 웰빙 음식으로 알려지면서 한식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며 “미국 국가기관에서 한식을 소개할 기회를 얻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윌리엄 번스 국무부 부장관은 앞서 딘 애치슨 강당에서 열린 부채춤 등 전통 공연 행사에서 인사말을 통해 “5월을 아·태 문화유산의 달로 정한 것은 미국이 한국 중국 일본 태평양 연안국 등의 문화적 다양성과 외교적 중요성을 매우 강조한다는 의미”라며 “이런 행사를 통해 미국이 이 지역 일원이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30년 전 국무부에 들어갔을 때 인종이 다양하지 않고 아시아계 미국인을 위한 날도 없었지만, 지금은 1000명 이상의 아시아·태평양계 미국인이 근무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KHF 윤삼균 회장은 “미국 연방 의회 의사당 앞에서 지난해와 올해 시식 행사를 한 데 이어 국무부까지 진출한 만큼 앞으로 미국 국방부, 농림부 등에서도 이런 행사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