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중국 어선 억류사건 이후, 중국내 反北여론 급속 확산
입력 2012-05-23 19:09
중국 어선들이 북한에 나포된 뒤 풀려난 사건을 계기로 중국인들 사이에서 반북 감정이 급속히 번지고 있다. 중국 네티즌들은 최근 북한에서 돌아온 어민들이 북한 군인들로부터 폭행당하고 비인간적 대우를 받았다고 증언한 보도가 나오자 북한에 대한 반감을 쏟아내고 있다.
북한에 대해 공식 항의조차 제대로 하지 않은 중국 당국을 비난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특히 네티즌들은 중국 어선이 억류된 상황에서 북한 농장을 방문해 지원 물품을 전하고 몸소 이앙기까지 몰았던 류훙차이(劉洪才) 북한 주재 중국 대사에게 “한가로운 쇼를 벌였다”며 맹비난을 퍼부었다.
이처럼 반북 분위기가 조성되자 중국 정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한 자세한 전후 상황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외교부 훙레이(洪磊) 대변인은 22일 정례 브리핑에서 지금까지 정면 대응을 자제하던 모습과는 달리 “중국의 어업 주관 부문이 현재 자세한 내용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한 네티즌은 “북한이 이번 일에 대해 사과하지 않고, 배상하지 않고, 관련자들을 처벌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친구는 필요 없다”고 말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경제적 원조 등 적지 않은 도움을 받고 있는 북한이 자국 어민을 나포했다는 사실에 격분하면서 북한에 대한 모든 인도주의적 도움을 끊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웨이보닷컴에서는 “일체의 북한 기구와 협력하지 말자. 장사도 하지 말자. 북한 식당을 배척하자”고 한 네티즌이 제안하자 이에 동조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중국 인터넷에서 이번에 반북 여론이 형성된 것은 북한이 제2차 핵실험을 강행한 2009년 이후 가장 강도가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