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핵협상 15개월만에 바그다드서 재개… 이란, 핵개발 의심지 사찰 허용할까
입력 2012-05-23 19:10
‘P5+1’과 이란이 23일(현지시간)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2차 핵협상을 재개했다. 15개월 만에 이뤄진 지난달 터키 이스탄불 핵협상에 이어 올 들어 두 번째다. P5+1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을 뜻한다.
2차 핵협상의 핵심은 이란이 유엔 사찰단에게 핵무기 개발 의심지역에 대한 사찰을 허용할지 여부다. 협상에 앞서 이란과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핵사찰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긍정적인 신호가 포착됐다.
아마노 유키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2009년 12월 취임 이후 처음으로 이란을 전격 방문하고 22일 이란의 핵시설 사찰방식에 곧 합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란이 이같이 잠정 합의한 것은 향후 서방국들로부터 제재조치와 관련해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지렛대로 삼기 위한 꼼수라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고 AP통신은 분석했다. 미국 관리들은 이런 점을 의식해 이번 회담에서 이란의 의도대로 빠른 협상모드로 나아가지 않을 것 같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란 정부가 핵협상을 앞두고 핵개발 진전 상황을 공개한 것도 협상 우위확보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란은 회담 22일 국내에서 자체 생산된 핵연료를 연구용 원자로에 공급했다고 밝혔다. 이란 국영 TV는 “최근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결과 이란 핵에너지기구 전문가들이 국내서 생산된 핵연료 건판 2개를 테헤란의 연구용 원자로에 공급하는 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2개의 건판 중 한 개가 원자로에 장착됐다”고 덧붙였다.
현재 서방 전문가들은 이란이 핵 처리만 조금 더 진행시킬 경우 현재 확보한 정제 우라늄 보유량만으로도 4개의 핵폭탄을 제조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