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아 山으로 갈 뻔한 ‘아라뱃길’ 5월 25일 개통… 환경단체 반발·경제성 논란으로 중단 등 곡절겪어

입력 2012-05-23 21:51


한강과 서해를 잇는 국내 최초 내륙뱃길인 ‘경인아라뱃길’이 우여곡절 끝에 25일 정식 개통된다. 인천 굴포천 유역에서 1987년 발생한 대홍수를 계기로 1992년 옛 경인운하 건설사업을 착공한 지 20년 만이다.

23일 한국수자원공사 경인아라뱃길건설단에 따르면 2009년부터 공기업 직접 시행 방식으로 공사를 진행해 2년여 만인 지난해 10월 시범운행에 들어갔다.

그러나 7월 가까이 시험운행을 거쳐 공식 개통이 임박한 아라뱃길은 김포·인천 등 터미널 2곳의 물류통관 설비조차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서둘러 개통식을 일정을 잡는 등 출발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개통식을 준비 중인 국토해양부와 수자원공사는 물동량이 많은 것처럼 부풀리기 위해 ‘빈 컨테이너’를 야적토록 해운회사 등에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형적 전시행정에다 경제성에 대한 논란까지 불거지자 인근 주민들도 마음이 편치 않다. 인천 서구 등의 주민들은 “수로를 남북으로 가로지른 급경사의 교량이 급히 건설되는 바람에 교통체증과 사고 위험성이 높아질 뿐 지역개발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벌써부터 걱정하고 있다.

수질 오염, 주변지역과의 연계 미흡, 인구유입시설 부족, 수변 공간 접근성 불량, 매립지, 각종 규제 등이 여전히 개선돼야 할 문제들로 지적되는 상황이다. 서해해양관광자원과의 연계성도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라뱃길은 환경오염을 우려하는 시민단체의 반발과 운하건설의 경제성에 대한 감사원·정치권의 재검토·백지화 논란으로 2004년 7월 공사가 중단됐다. 그러나 ‘녹색성장’을 내건 현 정부가 2009년 경인운하에서 경인아라뱃길로 명칭을 변경하고 공사방식도 민간투자에서 공기업 직접 시행으로 바꿔 공사를 재개했다.

정부는 2조2500억원을 들여 서울 개화동 한강 분기점에서 인천 오류동 서해 구간에 길이 18㎞, 폭 80m, 수심 6.3m로 개설한 아라뱃길이 홍수예방과 함께 3조원의 경제생산유발효과, 2만5000명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성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청계천으로 시작된 현 정부의 불도저식 개발이 아라뱃길로 갈무리되고 있다”며 “집중호우 때마다 주민들을 괴롭혀온 물난리라도 확실히 막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개통식은 정·관계 주요인사 등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아라뱃길의 시·종점에서 ‘녹색 미래를 향한 위대한 항해’라는 주제로 음악회 등 각종 기념행사를 곁들여 열린다.

인천=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