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이탈 외국인 자금 78%가 유럽계
입력 2012-05-23 18:40
이달 들어 이탈한 외국인 자금 가운데 80% 가까이가 유럽계인 것으로 파악됐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22일까지 외국인은 3조2600억원 가량을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순매도했다. 이중 유럽계는 모두 2조5500억원으로 전체 외국인 매도의 78.2%를 차지했다.
영국계 자금 1조5100억원이 빠져나가 가장 규모가 컸고, 룩셈부르크(4900억원)와 프랑스(3500억원)가 뒤를 이었다. 미국계 자금은 같은 기간 9000억원이 국내 증시에서 빠져나갔다.
유럽계 자금이 이탈하는 주요 요인은 그리스를 중심으로 한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유럽은행감독청(EBA)이 유럽은행들에 핵심자기자본비율 9% 이상 확충 조건을 충족하라고 요구한 점도 자금이탈을 부추기고 있다. 실제로 유럽 은행들은 핵심자기자본 비율 유지를 위해 해외에 투자했던 자금을 일제히 회수하고 있다.
솔로몬투자증권 임노중 투자전략팀장은 “유럽계 자금은 다음 달 중순에 치러지는 그리스 총선 때까지 지속적으로 이탈할 것”이라며 “유럽 정상회담에서 특단의 대책이 나와야 문제가 해결된다”고 분석했다.
이날 주식시장에서도 외국인의 매도공세가 이어지면서 코스피는 전날보다 20.07포인트(1.10%) 떨어진 1808.62, 코스닥지수는 5.55포인트(1.20%) 내린 455.90에 각각 마감됐다.
한편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과천청사에서 열린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최근 외풍으로 경기 흐름이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과 이란제재 등 대외 하방위험이 불확실성을 높이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박 장관은 “이번 주 들어 시장 상황이 다소 안정되는 조짐이 있으나 국제금융시장의 불안감은 여전히 크다”고 우려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