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대선출마땐 지사직 사퇴”… “떡을 두 손에 쥘 순 없어, 도민과의 신의 고민”
입력 2012-05-23 18:40
김두관 경남지사가 민주통합당 대선 주자로 당내 경선에 뛰어들 경우 지사직을 사퇴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김 지사는 23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3주기를 맞아 김해 봉하마을 방문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당내 경선에 참여하게 된다면 원칙적으로 도정 운영과 경선 참여를 동시에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떡을 두 손에 쥘 수는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이어 “대선 출마 결심은 지역 시민사회단체를 좀 더 만난 뒤 결정해야 할 것 같다”며 “임기를 다하지 못하고 중도에 약속을 깨는 것은 도민과의 신의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고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자신의 대선 출마 결심과 관련해 “결심을 하게 되면 민주도정협의회와 먼저 의논할 것”이라고 민주도정협의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협의회는 김 지사 취임 후 지역 내 범야권과의 공동 지방정부를 구성하는 초기 형태의 도정자문기구이다. 하지만 협의회는 이미 김 지사의 대권 도전에 반대하는 쪽으로 입장을 조율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지사는 대통령의 덕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나라를 사랑하고 국민을 섬길 줄 아는 애국심과 정책 역량, 통찰력 등을 꼽았다. 그는 “한국도 이젠 대국(大國)이 돼 있어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과는 다른 리더십을 원한다”면서 “이젠 카리스마보다는 수평적이고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력 분산과 관련된 개헌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지사는 “도정 운영을 잘하기 위해 보편적 복지와 일자리 창출, 우리 역사 등 여러 분야에 대해 조금씩 공부하고 있다”고 한 달에 두 번 정도의 대권 수업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민주통합당의 안철수 교수 영입문제에 대해서는 “일차적으로 당이 중심을 잡고 나중에 국정을 걱정하는 개인이나 당이 있으면 함께하는 게 맞다고 본다”며 “훌륭한 며느리를 맞으려면 제 아들부터 잘 준비시키고 갖추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창원=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