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사기극?] 주가 사흘새 38달러→31달러 급락… 시가총액 35조 증발

입력 2012-05-23 18:55

페이스북, 어디까지 추락할까. 38달러로 시작된 페이스북 주가가 3일 만에 31달러로 떨어졌다. 사흘간 시가총액 약 300억 달러(약 35조원)가 빠진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22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의 적정가는 9.59달러가 될 것이라고 평가절하하면서 적정가치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페이스북 적정 주가는=페이스북 주가는 22일 전날보다 8.90% 급락한 31달러에 마감됐다고 AP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시초가 42.05달러를 감안하면 이날까지 사흘간 26.3%나 폭락한 셈이다. 시가 총액으로는 1150억 달러에서 848억 달러로 떨어져 302억 달러가 날아갔다.

페이스북의 공모가는 당초 28∼35달러 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론 이보다 높은 38달러에 책정되면서 한때 SNS 기업의 ‘대박 신화’를 이어가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애초부터 ‘거품 논란’이 적지 않았던 만큼 이런 폭락세는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기도 했다.

이제 투자가들의 관심은 페이스북의 주가가 어느 시점에서 바닥을 찍을지에 쏠려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리서치회사 스타마인의 분석결과, 적정가는 9.59달러이며 10년 후 페이스북의 성장률은 10.8%로 평가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현재 주가에 IT분야의 성장률 등을 반영해 계산된 것이다.

피보텔 리서치그룹의 브라이언 위세르 연구원은 페이스북의 목표가를 30달러로 제시하고 ‘매도’를 추천했다. 그러나 ‘스트리트 원 파이낸셜’의 스콧 프리즈 회장은 “페이스북의 주가가 적정한 주가수익비율(PER)을 맞추지 못한다면 단 한 주도 구입할 생각이 없다”면서 “주가가 25달러까지 추가 폭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페이스북은 ‘예측 불가능한’ 기업=페이스북은 ‘골칫거리 클럽’에 막 가입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마켓워치가 22일 보도했다. 마켓워치의 폴 B 파렐은 “페이스북의 수입이 앞으로 5년 동안 연간 41% 성장하지 않는다면 페이스북이 글로벌 경제를 침체시킬 ‘예측 불가능한 기업’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페이스북은 실패하기엔 너무 큰 기업이라는 생각이 닷컴기업의 거품 현상을 불러왔다”고 말했다.

월가의 애널리스트들도 페이스북 주가가 지나치게 고평가돼 있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페이스북은 38달러로 공모가가 결정되면서 주가수익비율(PER)이 74배에 달해 애플의 13.6배, 구글의 18.2배는 물론 지난해 나스닥시장 평균인 15.7배를 크게 웃돌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WSJ는 페이스북에 제기되고 있는 가장 큰 의문 중 하나는 모바일 사업 전략이라고 23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페이스북의 모바일 계산착오’라는 기사에서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전 세계 9억명 중 절반 이상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통해 접속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페이스북의 대처가 미흡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소셜게임개발 업체인 크라우드스타가 지난달 페이스북을 위한 새로운 게임 개발에 나서지 않기로 결정한 것도 한 예라고 WSJ는 소개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