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사기극?] 일반 투자자 ‘페북 공포’… 나스닥측 손해보상 신청 공지에 주가 또 곤두박질

입력 2012-05-23 18:54

페이스북 상장 둘째 날인 21일(현지시간) 아침 뉴욕 맨해튼 타임스스퀘어 나스닥 객장. 페이스북 투자자들은 첫 상장일인 18일과 마찬가지로 이날 오전 내내 공포에 떨며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당시 거래시스템 오류를 냈던 나스닥 OMX그룹이 ‘ALERT(공지사항)’를 몇 줄 내보낸 것이 또 화근이 됐다. 나스닥측은 18일 30분간 거래시작 지체로 손실을 본 투자자들은 이날 정오까지 보상신청을 하라고 통보한 것.

문제는 이 공지를 접한 일부 투자자들이 페이스북 주식을 팔아치우기 시작해 주가가 다시 곤두박질치기 시작한 것이다. 한 투자자는 CNBC 방송에 지난 금요일 매도에 실패한 양만큼 매도주문을 다시 냈다. 이 투자자의 매도주문 가격은 35달러로 18일 시초가(42.05달러)에 근접하게 42달러에 주문한 것보다 7달러 낮았다.

CNBC는 이날 얼마나 많은 증권사들이 고객들에게 손실보상 요구를 위해 주식을 팔도록 조언했는지는 확실치 않다면서 결국 주식을 팔지 않고 보유한 사람들은 얼마만큼의 손실보상을 받을지 모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오전 페이스북 주가는 전날보다 14% 떨어진 주당 33달러까지 내렸다가 나스닥이 정한 보상요구 시한이 지나자 다소 회복해 10.99% 내린 34.04달러로 마감했다.

샌들러 오닐의 리치 레페토는 나스닥이 무심코 발표한 공지가 주가 매도를 부추긴 것 같다고 말했다.

문제는 나스닥의 충분한 보상 가능성이다. 기술적 결함에 따라 나스닥이 지불할 월 한도액은 300만 달러에 불과하다. 현재 이를 1000만 달러로 늘려달라고 금융당국에 읍소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손실액을 1억∼2억 달러로 추산하고 있어 턱도 없는 금액이다.

더욱이 이날 처분하지 못한 투자자들의 경우 앉아서 손실을 감당하거나 지루한 소송대열에 참여할 수밖에 없다.

연일 주가 폭락으로 일반 투자자들이 분을 삭이는 가운데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는 기업공개 과정에서 공모가 38달러에 근접한 주당 37.58 달러에 3020만주를 처분해 11억3000만 달러를 챙겨갔다고 마켓워치가 보도했다.

또 피터 시엘 이사는 당초 예정분량보다 많은 1680만주를 팔아 6억33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