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재활용의 전문가이신 하나님

입력 2012-05-23 18:25


에베소서 2장 10절

1943년 어느 날, 길을 걷던 피카소는 버려진 자전거 한 대를 발견했습니다. 안장과 핸들을 뜯어내고 안장위에 핸들을 거꾸로 붙여서 ‘황소머리’라는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누가 봐도 공들인 작품은 아니었지만 50년이 지난 뒤 런던의 한 경매장에서 293억 원에 팔렸습니다. 조금 손을 대어 순서와 기능을 약간 바꿔서 단순히 재조립한 것뿐인데, 예술가의 손에 닿으니까 쓰레기도 값진 예술품으로 변하게 되더라는 것입니다.

우리 하나님도 예술가이십니다. 인생이라는 재료를 기가 막히게 다루시는 예술가이십니다. 그분의 손에 닿으면 그 어떤 버려진 인생일지라도 300억 이상의 값어치 있는 작품으로 돌변하게 됩니다. 아무리 그 인생이 구겨지고 흠이 있을지라도 가져다가 고쳐 쓰시는 게 하나님의 주특기이십니다. 병든 몸을 고쳐 쓰십니다. 상처 난 마음을 고쳐 쓰십니다. 상한 영혼을 고쳐 쓰십니다. 깨진 사업을 일으켜 세우시고 회복시켜 사용하십니다. 깨어진 관계를 하나로 이으시고, 가정을 다시 고쳐 사용하십니다.

저는 이런 하나님의 별명을 하나 지어드리고 싶습니다. 바로 “인생의 고철 예술가”로 말입니다. 고철 예술가는 고물상에서 발견할 수 있는 듯한 폐품으로 작품을 만듭니다. 고철덩어리나 폐타이어, 또는 고장 난 기계류를 갖고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내는 예술가입니다. 그들에겐 새 물품보다 버려진 폐기물이 더 반갑습니다. 빛이 나고 윤기가 흐르는 온전한 재료에는 별 관심 없습니다. 반드시 버려진 것이어야만 비로소 고철 예술가의 관심을 끕니다. 그런 재료들이 예술가의 손을 거치면서 훌륭한 작품으로 돌변하게 됩니다.

우리 주님은 실패한 인생인 모세를 고치셔서 지도자로 세우셨습니다. 숨어서 밀 타작하던, 소심하고 겁 많은 기드온을 용사로 부르셨습니다. 무식하고 다혈질의 어부 베드로를 고치셔서 그의 믿음위에 교회의 토대를 놓으셨습니다. 40년 동안 하나님은 모세를 이리저리 주물럭거리시다가 그의 원하는 모습대로 만드셨습니다. 기세등등했을 때에 그를 부르신 것이 아닙니다. 이집트 왕궁에서 쌓은 당시 최고의 스펙, 이력서에 기재될 스펙이 화려했을 때에는 하나님은 그를 부를 생각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러다가 미디안 광야에 가서 40년 동안 처가살이로 장인의 양을 치면서, 화려했던 최고의 학문과 수사학과 신분과 자격조건 등의 이력서의 스펙이 하나 둘 지워질 때까지 하나님은 기다리시며 만지셨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도 동일하게 만지십니다. 어떤 구겨진 인생이라도 그의 손에 한 번 붙들리기만 하면 새로워지지 않고는 못 배깁니다.

과연 내가 쓰임 받을 수 있을까하고 의심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하지만 하나님이 쓰시고 안 쓰시고는 여러분의 재능과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여러분의 과거가 어떤 용도로 쓰였던가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그것은 오직 하나님 마음이십니다. 고철 예술가의 소관이란 말입니다. 작품으로 재활용하시는 예술가께서 결정할 문제란 것입니다. 그 분은 오히려 멀쩡해 보이는 인생보다, 구겨진 인생을 더 찾으십니다. 왜냐면 그럴 때 그 분의 능력이 더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오직 주님의 부르심에 “예”하고 대답하십시오. 인생의 예술가에 온전히 내어 맡기십시오. 그리고 아름답고 귀한 그 분의 작품으로 거듭나십시오.

강대일 목사(안양성결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