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신 - 기성총회…횡령 밝혀낸 감사보고서 두고 공방 벌여

입력 2012-05-23 13:29


[미션라이프] 23일 속회된 기성 총회는 오전 내내 총회본부 최 모 간사의 횡령을 밝혀낸 우순태 총무에 대한 감사보고서를 두고 지루한 공방을 벌였다.

총회감사를 맡고 있는 김정봉 목사는 총대들에게 ‘1차 감사보고서’를 배포하고 “총무 우순태 목사가 행정지시를 불이행하고 외부인을 고용해 불법사찰을 감행했다”면서 “총회임원회의 결의사항을 의도적으로 불이행하고 보고를 누락했다”고 지적했다. 김 목사는 “우 총무는 총회재정 13억원 횡령 의혹에 관한 자료를 유출하고 불법 여론을 조성해 여론몰이를 했다”면서 “총무 파면조치 처분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총회회계 성해표 장로가 직무유기를 하고 직권을 남용했기에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것을 변상 조치해야 한다”면서 “사무국장 이재동 장로도 총회 임원회 결의사항을 수행하지 못하도록 고의로 훼방하고 거짓 진술했기에 해임을 요구 한다”고 밝혔다. 김 목사는 이어 “횡령 건에 연루됐던 최 모, 안 모, 임 모 간사의 인사 조치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 총대는 “총무가 총회본부 재정비리에 대해 상세한 증거자료를 갖고 엄청난 재정 비리를 밝혔는데 이것은 일절 거론 않고 어떻게 총무에 대한 특별감사를 진행했는지 그 배경이 의문스럽다”면서 “총무가 올바른 일을 하는 데 물타기 하는 게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2시간 넘는 공방 끝에 해명에 나선 우순태 총무는 “지난해 5월 총무 당선이후 전 총무로부터 업무를 인수인계하면서 3억원이 넘는 미정산 금액이 나왔다”면서 “그 규모를 조사하다보니 총회본부 최 모 간사의 횡령이 5억원 이상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우 총무는 “그래서 총회 임원회의 결정에 따라 법무팀을 가동하고 형사고발한 뒤 서울지방법원 남부지청에서 소송을 진행 중에 있다”면서 “횡령에 가담했던 총회 간사들의 패턴이 회의와 관련된 것이 많았기 때문에 실제 여비 지출을 조사한 것을 두고 감사가 불법사찰로 몰아가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그는 “감사보고서는 불법 유출 탈취된 자료로 작성된 만큼 신뢰할 수 없는 것”이라며 “교단의 공식 문서로 감사를 진행해야지 어떻게 횡령 의혹을 받고 있는 최 모 간사의 발언과 제공 자료로 감사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냐. 이것은 다분히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다”고 항변했다.

총대들은 결국 정오가 넘어서야 감사보고서를 받기로 결정했다. 감사보고서는 참고자료로 사용될 뿐 법적 구속력은 없다. 23일 오후에는 임원선거가 예정돼 있다.

부천=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