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스카이트리 굴욕… 개장날 강풍에 엘리베이터 스톱
입력 2012-05-22 23:59
일본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철탑이라고 자랑하는 ‘도쿄 스카이트리’에서 22일 개장 첫날 강한 바람 때문에 운행을 중단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2008년 7월 도쿄 스미다구에서 착공돼 지난 2월 완공된 스카이트리의 높이는 634m로 자립식 전파 탑으로는 세계 최고다. 또 상업용 건물까지 포함할 경우 아랍에미리트연합(WALE) 두바이의 ‘부르지 칼리파(828m)’에 이어 두 번째다. 서울 여의도 63빌딩의 2.5배, 파리 에펠탑(301m)의 2배 높이를 자랑한다. 내년부터 NHK 등 6개 방송사의 디지털 방송용 송출 탑으로 사용될 이 스카이트리는 일본 최첨단 토목기술이 총망라됐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최첨단 타워도 개장 첫날 강한 바람에 맥을 못 추고 제대로 작동되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쯤 갑자기 강풍이 불어 닥치자 스카이트리측은 지상 350m와 450m 전망대를 오가는 엘리베이터의 작동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전망대에 있던 관람객들이 약 30분 동안 오도 가도 못하게 고립됐다.
마키 아마자키 대변인은 수만 명의 관람객 가운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날 사고로 영향을 받았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엘리베이터가 다시 작동해 전망대에 갇혀있던 관람객들이 지상으로 내려올 수 있었다고만 말했다.
스카이트리측은 이날 안전우려에도 불구하고 이 타워는 지진 충격을 견딜 수 있는 최첨단 기술을 갖추고 있다고 홍보했다. 대지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탑 중간에 심주(心柱)라 불리는 기둥을 세웠다. 지진 발생시 심주가 외부구조물과 시간차를 두고 흔들리면서 진동을 상쇄시키는 원리가 작용한다는 것.
그러나 이날 사고는 우수한 내진 설계에도 불구하고 지진보다 상대적으로 ‘사소한’ 강풍을 감안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일본 정부는 물론 관광업계는 스카이트리가 그동안 동일본 대지진 등의 여파로 침체에 빠진 관광산업과 일본 경제의 부활을 염원하는 ‘희망탑’이 될 것으로 기대해왔다.
이동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