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日 신용등급 2단계 강등… ‘A+’로 우리나라와 동일

입력 2012-05-22 21:44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22일 높은 국가채무를 이유로 일본 국가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두 단계 낮췄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본의 신용등급은 우리나라와 같아졌다.

피치는 나아가 일본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유지해 추가 강등 가능성을 열어 놨다.

앤드루 콜크훈 아시아·태평양 국가신용등급 대표는 이날 성명에서 “공공부채 비율이 높은데다 상승하고 있는 점을 반영했다”고 강등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일본의 재정건전성 강화 계획이 재정 문제에 직면한 다른 고소득 국가들보다 상대적으로 느긋해 보이고, 계획을 이행하는 데에도 정치적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피치는 일본의 총 정부부채가 올해 말 국내총생산(GDP) 대비 239%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자사가 국가신용등급을 평가하는 국가 중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이 수치는 2008년 금융위기 이래 61% 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 증가율 39% 포인트보다 높고, ‘A’ 등급국가 평균 8% 포인트보다 높다.

일본 정부의 세수입 확대 계획의 핵심은 2015년 소비세율을 5%에서 10%로 인상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계획에 대한 정치적 논란이 거세다고 피치는 지적했다.

피치가 일본 신용등급을 두 단계 강등함에 따라 일본의 신용등급이 우리나라와 동일해졌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무디스 등 다른 신용평가사들이 평가한 신용등급은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두 단계씩 높다. S&P는 일본 ‘AA-’, 한국 ‘A’ 등급으로 평가하고 있다. 무디스는 일본에 대해 ‘Aa3’, 우리나라에 대해 ‘A1’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그러나 피치에 이어 S&P나 무디스도 일본의 국가신용등급을 우리나라와 같은 수준으로 평가할 가능성이 있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