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텃밭서도 ‘이-박 연대’ 역풍-이해찬 ‘험로’ 예고… 당대표 경선 광주·전남 순회투표

입력 2012-05-22 19:12


김한길 후보가 민주통합당 당 대표 경선의 지역 순회 투표에서 재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김 후보는 초반 분수령으로 여겨졌던 22일 광주·전남지역 대의원 투표에서 강력한 경쟁자인 이해찬 후보를 다시 눌렀다. 특히 김 후보가 민주당 텃밭인 이 지역에서 승리함에 따라 2002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때 노무현 후보처럼 ‘김한길 돌풍’의 동력을 되찾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산에서 친노 진영 몰표로 1위를 하며 체면을 살렸던 이해찬 후보는 전체 합산 1위를 유지했지만, 이날 3위에 그치며 다시금 고삐를 바짝 죄어야 할 상황에 놓였다. 불안한 선두인 이 후보는 24일 대구·경북과 더불어 25일 자신의 고향인 충청권에서 승리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김 후보는 이 후보를 누르며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호남에서 ‘이해찬-박지원 역할분담론’에 대한 반발이 만만치 않다는 점을 입증했다. 이곳은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의 지지기반이지만 ‘이-박 연대’ 역풍이 상당함을 보여준 셈이다.

이번 결과로 경선은 ‘이해찬-김한길’ 후보의 팽팽한 양강 구도로 펼쳐지게 됐다. 매일 선두가 바뀌는 ‘1일 천하’ 형국이다. 김 후보와 이 후보 간 표 차이가 28표에 그쳐 최종 결과에 대해 섣부른 예측을 할 수 없게 됐다.

지역 순회 셋째날인 이날 투표에서는 ‘호남 대표론’을 들고 나온 강기정 후보가 최고 득표인 488표를 얻으며 단숨에 전체 3위로 치고 올라섰다. 옛 민주계와 가까운 추미애 후보도 만만치 않은 득표력을 보인 반면 두 차례 투표에서 3강을 유지했던 우상호 후보는 6위에 그쳤다.

계속되는 혼전으로 민주당 당 대표 경선은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할 정도로 흥미진진하게 펼쳐지고 있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후보 간 감정 다툼까지 일어나고 있다.

김한길 후보 선거대책본부는 “이해찬 후보가 전날 부산 합동토론회에서 김 후보에게 인신공격에 가까운 발언을 한 것에 정중한 사과로 품위를 되찾고 아름다운 경쟁을 이어가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하지만 이해찬 캠프는 트위터에 “김한길 후보 선대위 논평에 대한 논평입니다. ‘아름다운 경선, 자기성찰로부터 시작될 것입니다”라고 맞받았다. 앞서 이 후보는 22일 부산 합동토론회에서 “김 후보는 2007년 2월 ‘노무현 시대는 이제 끝났다’면서 맨 먼저 23명을 데리고 열린우리당을 탈당했다”고 공격했다. 한편 민주당은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3주기 추도식 관계로 지역 순회 투표를 하루 쉰다.

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