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압수수색 이후] 몸싸움하는 동안 서버 뜯고 창문 밖으로 던져 후송차에

입력 2012-05-22 21:55

검찰이 압수수색 착수 17시간 만인 22일 오전 2시 서울 가산동 서버임대업체인 스마일서브에 보관된 통합진보당 당원명부서버를 확보한 과정은 고성과 몸싸움이 뒤섞인 아비규환 그 자체였다.

21일 오전부터 스마일서브 정문 앞에서 대치하던 경찰병력과 당원들 사이에 긴장기류가 흐르기 시작한 것은 오후 10시쯤이었다. 이전까지 건물 정문을 봉쇄하던 20여명의 경찰에 더해 1개 중대 병력 100여명의 경찰이 건물 진입을 시도하자 흥분한 당원 100여명이 이를 저지하기 위해 몸싸움에 나선 것이다.

건물 정문 앞에서 몸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사이 검찰과 경찰병력 100여명은 2층 서버실 앞을 가로막던 박원석 비례대표 당선자를 비롯한 당직자 50여명을 끌어내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박 당선자 등 당원 4명이 경찰과 몸싸움을 벌인 혐의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몸싸움이 다소 소강상태를 보인 오후 11시가 되자 건물 안에서 “서버가 뜯겼다”는 전언이 흘러나왔다. 압수수색팀이 서버 3개를 분리하는 데 성공한 것이었다. 당원들은 1차 방어벽이 뚫리자 건물 밖에서 정진후 비례대표를 중심으로 압수수색팀의 철수를 막기 위한 대책회의를 시작했다.

자정을 넘겨 오전 1시쯤 경찰은 확보한 서버 3개를 건물 창문을 통해 빼내 후송차에 싣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당원 50여명이 차를 에워싸는 바람에 또다시 물리적 충돌이 속출했다. 일부 당원이 차량을 동원해 진로를 막았고, 다른 당원 1명은 도로에 앉아 서버를 실은 차량을 막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당원들은 또 실랑이를 벌였다.

실랑이는 오전 2시가 넘어서도 이어졌다. 압수수색팀의 철수가 막바지에 이르자 당원들의 저항도 거세졌다. 일부 당원이 서버를 실은 후송차 위에 올라가 유리창을 발로 차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경찰은 후송차 앞을 막은 당원 소유의 승합차를 견인차로 끌어내며 진로를 확보해 오전 2시35분에야 서부간선도로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서버 압수를 두고 지속된 공방전이 17시간 만에 종료되는 순간이었다.

검찰은 당원들과의 몸싸움뿐만 아니라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는 단계에서도 애를 먹었다. 검찰은 서버 본체의 압수를 요구한 영장 청구가 법원에서 기각당한 상태로 21일 서버 복사를 시도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자 오후 늦게 서버 본체까지 압수목록으로 포함된 영장을 재발부 받았다.

홍혁의 기자 hyukeu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