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女·여고생 고용해 음주교통사고 유인 ‘꽃뱀 공갈단’ 6명 적발

입력 2012-05-22 19:00

서울 강서경찰서는 22일 탈북여성과 여고생 등을 ‘꽃뱀’으로 고용, 남자를 유인해 음주교통사고를 내게 한 뒤 돈을 받아 가로챈 혐의(공동공갈)로 박모(27)씨 등 3명을 구속하고 여고생 A양(17) 등 3명을 불구속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 등은 지난 3월 인터넷 채팅방에서 만난 김모(30)씨를 불러내 술을 마시고 운전하게 한 뒤 고의로 교통사고를 냈다. 이들은 김씨에게 “음주운전으로 신고하겠다”며 협박, 합의금으로 880만원을 받아내는 등 지난 1월부터 지난달까지 18차례 2680만원을 갈취했다.

이들은 인터넷 채팅사이트에 ‘여자 꼬셨는데 같이 갈 분?’이라는 방을 만들어 차를 가진 남성만 유인했다. 여성을 시켜 술마시기 게임 등으로 술을 많이 마시게 만든 뒤 근처 노래방으로 옮기자며 음주운전을 유도했다. 여성들은 박씨 등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연락하며 미리 약속한 사고 장소로 피해남성을 유인했다.

A양 등은 남자를 유인하는 대가로 1회 20만원씩 받았다. 탈북여성 B씨(24)는 2010년 국내에 들어와 화장품 가게 등에서 일했으나 일당인 김모(37)씨의 꼬임에 넘어가 범행에 가담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기당한 줄도 모르고 다시 꽃뱀에게 문자를 보내 ‘밥이나 같이 먹자’고 한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송세영 기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