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경제사범에 무기징역, 금융사기범엔 사형집형유예라니”… 네티즌 ‘中 법체계’ 비판
입력 2012-05-22 23:56
금융사기죄로 기소된 우잉(吳英·31·여) 전 번써(本色)그룹 회장에게 최종적으로 사형 집행 유예 2년이 선고됐지만 중국 내 여론은 여전히 싸늘하다.
중국 네티즌들은 ‘역대 최대의 경제 사범’으로 불리는 라이창싱(賴昌星·54) 전 위안화(遠華)그룹 회장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된 것과 비교하면서 “중국 법률 체계에 정말 문제가 많다”고 비판했다.
특히 한 네티즌은 “200억을 해먹고(274억 위안 어치 밀수 지칭) 푸젠성을 발칵 뒤집어 놓은 뒤 외국으로 도망까지 간 라이창싱은 무기징역인데 우잉은 불법 사금융으로 불과 수억(7억7000만 위안) 챙기고 도망도 안 갔는데 사형집행유예라니?”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우잉이 권력이 없는 일반 백성이다 보니 도마위의 생선 꼴이 됐다”고 비꼬았다. 관영 신화통신은 저장(浙江)고급인민법원이 금융사기죄로 기소된 우잉에 대해 사형에 집행 유예 2년을 선고하면서 정치적 권리를 죽을 때까지 박탈하고 개인 재산 전액을 몰수한다는 판결을 내렸다고 22일 보도했다.
저장고급법원은 지난 1월 우잉에 대해 사형을 선고했으나 중국 최고인민법원이 이를 승인하지 않고 사건을 되돌려 보냄에 따라 재심을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우잉은 피라미드식 자금 모집 방법으로 7억7000만 위안(약 1386억원)을 모은 뒤 3억8000만 위안(약 700억원)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주지 않은 혐의로 기소돼 1, 2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2006년 자산 규모가 360억 위안에 달해 ‘중국 100대 갑부’ 명단에서 68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에 비해 라이창싱은 밀수 및 뇌물 공여 혐의로 무기징역에 재산 몰수 선고를 받았다. 그가 1995년부터 1999년까지 밀수한 액수는 자동차, 석유, 담배 등 274억 위안(약 5조원)이나 됐고 공무원들에게 건넨 뇌물은 현금, 주택, 자동차 등 3912만 위안(약 72억원)에 달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