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좌불안석… ‘이-박 연대’ ‘안철수와 공동정부론’으로 쓴맛

입력 2012-05-22 19:12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은 요즘 좌불안석이다. 매일같이 발표되는 민주당 지도부 경선 지역순회 투표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자신이 밀고 있는 이해찬 후보가 완승을 거두지 못할 경우 대선가도에 빨간불이 켜질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울산과 부산, 광주·전남 경선이 끝난 22일 현재 이 후보는 예상과 달리 불안한 1위를 이어가고 있다.

문 고문은 현재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당내 대선주자 중 가장 앞서있다. 단순지지율에서 10% 전후를 달리고 있지만 정체, 혹은 하락세다. 4·11 총선 직전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3강 구도를 이루기도 했으나 부산 선거에서 기대만큼의 성적을 올리지 못해 기선을 잡는 데 실패했다.

이후 이해찬(당 대표)-박지원(원내대표) ‘담합’을 지지하고, 안철수 원장과의 공동정부론을 제시한 것도 문 고문에겐 득보다 실이 크다는 분석이다. 당내 최대 파벌인 친노(親盧)와 호남세력을 독식하려 하고, 당외 세력과의 연대를 서두르는 데 대한 역풍이 거세기 때문이다. 김두관 경남지사와 손학규 상임고문 등 다른 대권 주자들이 문 고문을 집중적으로 견제하는 분위기다. 거기다 최근 행보를 놓고 ‘리더십 부재’로 평가하는 기류마저 있어 문 고문에게는 아픈 대목이다.

관건은 문 고문의 지지율 추이다. 10%대 초반을 안정적으로 유지만 하더라도 당내 대선후보 경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지지율이 10% 이하에서 고착되거나 이해찬 후보의 당권 장악에 비상등이 켜질 경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지지율 추이와 지도부 경선 결과는 함께 굴러갈 공산이 크다. 따라서 문 고문은 지도부 경선이 끝나는 6·9 전당대회 직후 정치상황을 봐가면서 대선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성기철 기자 kcs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