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압수수색 이후] 이석기 돈줄 CNP에 일감 몰아주기… 설립후 7년간 120억 매출

입력 2012-05-22 21:49

통합진보당 구당권파의 자금줄로 알려진 ‘CNP 전략그룹’의 돈벌이 내막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 회사는 구당권파의 핵심 실세인 이석기 19대 국회의원 비례대표 당선자가 2005년 2월 자본금 4억원으로 설립한 회사로 지난 2월 ‘CN커뮤니케이션즈’로 이름을 바꿨다.

22일 중앙선관위와 기업정보회사 등에 따르면 CNP는 통합진보당과 대학 총학생회, 전국 각 기업 노동조합 등과의 거래로 창립 이후 지난해까지 120억원의 매출 실적을 올렸다. 통합진보당이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이 회사에 몰아준 일감은 지금까지 40억원에 달했고, 이 가운데 경기동부연합의 주무대인 경기도당은 4억원이 넘는 일감을 줬다.

특히 이 회사는 국회의원 선거와 지방선거 등 전국 단위 선거가 있는 해에 매출이 급증했다. 설립초기 매출이 연간 1억원도 되지 않았던 CNP는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 2007년 12월 한 달 동안 무려 2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당시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통령 후보의 광고·홍보를 맡았기 때문이다.

또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진 이듬해에는 20억원 이상, 지방선거와 교육감 선거가 있었던 2010년에는 4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그 해 CNP는 곽노현 서울교육감, 장만채 전남교육감, 장휘국 광주교육감 후보의 선거 기획과 함께 수백명에 이르는 민노당 후보의 명함·브로슈어 등 인쇄물, 선거전략 컨설팅을 수의계약 형식으로 독점했다.

지난 4·11 총선에서도 통합진보당 후보들이 선거와 관련된 모든 업무를 CNP에 맡긴 것으로 나타났다. 선관위가 밝힌 ‘4·11총선 지역구 후보자 수입·지출명세서’에 따르면 통합진보당 총선 출마자 51명 가운데 20명이 총선 비용으로 CN커뮤니케이션즈에 12억원 이상을 지출했다.

경기 성남 중원에 출마했던 김미희 당선자는 1억8775만원의 선거비용 중 63%가 넘는 1억1892만원을 이 회사에 지출했다고 신고했다. 김 당선자는 구당권파 측이 별도로 구성한 당원 비상대책위원회 대변인을 맡을 정도로 경기동부연합 내 실력자로 알려져 있다. 역시 경기동부연합 출신인 이상규(서울 관악을) 당선자는 1억1792만원을 지불했고 구당권파의 또 다른 세력인 전남연합 소속 김선동(전남 순천·곡성) 의원은 3900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앙위원회 전자회의 결정을 막기 위해 당 홈페이지까지 고의적으로 다운시켰던 장원섭 전 사무총장도 광주 광산갑에 출마하면서 선거홍보와 관련해 9663만원어치 일감을 이 회사에 몰아줬다.

이 밖에 CNP는 경기동부연합의 산실로 지목되는 한국외국어대 용인캠퍼스와 서울대, 고려대, 한양대 30여개 대학 총학생회와 동아리 축제 기획 및 홍보사업 등의 계약을 맺어 매출을 올렸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소속 노동조합들과도 거래를 해왔다.

한편 이석기 당선자는 총선 때 7억6128만원의 재산을 선관위에 신고했다.

이용웅 기자 yw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