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목소리] 온라인 게임의 三去之惡 법으로 제거해야
입력 2012-05-22 18:06
21세기 들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문명시대로 접어들고 전자정보통신방송기술의 비약적 발전으로 인터넷과 모바일은 현대사회의 필수 인프라가 됐다. 그 결과 사회는 정보소통이 빨라지고 업무능률이 향상됐으며 문화산업이 활성화되는 등 순기능의 혜택을 누리게 됐다. 반면 개인정보누출, 해킹, 부정확한 정보의 대량 확산에 의한 여론몰이, 컴퓨터·인터넷·게임 과몰입에 따른 ‘정보통신 중독’의 역기능도 초래했다.
이 중 가장 심각한 것이 온라인 게임 중독이다. 이는 자기 본분을 망각하고 과도하게 인터넷 게임에 몰입해 업무·정신·신체적으로 상당한 부작용을 초래하고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불가능하게 한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기준으로 유년아동(5∼9세)의 8%, 청소년(10∼19세)의 10%, 성인(20∼49세)의 7%가 심각한 인터넷 중독자인 것으로 집계됐다. 게임 중독은 청소년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게임 중독자 중에는 유아와 장년층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게임 중독자들은 대부분 학교나 직장을 팽개치고 PC 앞에 앉아 라면이나 과자로 때우면서 온종일 게임만 하며 사이버 세계에 취해 살아가는 ‘디지털 폐인’들이다. 국가와 사회에 기여할 젊은 나이에 어두컴컴한 방에서 수많은 시간을 게임에 탕진하는 사회적 손실비용이 1조7454억∼5조4570억원으로 추산된다. 학교를 그만두거나 가정이 파탄 나는 등 사회구조에 끼치는 병폐도 심각하다.
필자 견해로 게임 중독의 3대 원인은 무종료성, 사행성, 폭력성이다. 이 중 가장 큰 문제점은 게임이 끝이 없다는 점, 즉 무종료성이다. 영화나 연극은 2시간, 길어야 3시간이면 끝난다. 하지만 온라인 게임은 시간도 점수도 무제한이어서 도무지 끝이 없다. 밥도 굶고 잠도 자지 않고 버틸 수 있다면 하루 종일은 물론이고 일주일이고 한 달이고 계속할 수 있는 실로 경악할 구조로 만들어져 있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지만 게임은 영원하다.
다음은 사행성이다. 아이템의 가치를 올려 돈거래가 가능하고 캐릭터로 무한경쟁심을 부추기고 마약처럼 열광하게 만든다. 마지막은 폭력성인데, 사이버상에서 사람을 수십, 수백명 죽이게 되고, 잔인하게 죽일수록 게임에서 이기게 돼 있다. 연구결과 폭력게임이 이성과 감성을 마비시켜 폭력에 둔감하게 만들고, 게임 속 상대를 대하듯 현실에서도 인간에게 폭력을 가하게 된다고 한다. 게임 중독을 막기 위해서는 이러한 무종료성, 사행성, 폭력성의 세 가지 악을 법으로 제거해야 한다.
이기창(호서대 정보통신공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