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출판] 15세 크리스천 소녀, ‘가면의 도시’ 통해 사회 부조리 고발… ‘바이슬 시티’

입력 2012-05-22 17:57


바이슬 시티/김성령 지음/KOREA.COM

저자는 미국의 맨해튼을 연상시키는 인공의 도시 바이슬 시티(Vicel city)를 작가적 상상력을 동원해 만들었다. 바이슬 시티는 미국 본토와의 소통을 철저하게 차단한 채 하나의 독립국가처럼 존재하는 인공 섬 도시. 화려한 빌딩 숲으로 이루어진 신도시 바이슬 시티에는 독자적인 언론, 교육, 경찰조직, 사업체 등이 있다. 모든 것이 완벽한 이곳에 단 하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공항이다. 시민들이 외부로 나가는 것도, 외부인이 바이슬 시티로 들어오는 것도 거의 불가능하다. 모든 것이 완벽하고 겉으로는 평안해 보이기까지 하는 신도시 바이슬 시티에 엄청난 비밀이 있다는 독특한 상상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가면의 도시’ 바이슬 시티에 어느 날 외부인이 침투했다. 이 도시 내 십대들이 자신들만의 목소리를 내면서 외부인에 맞서 세상을 변혁시킨다. 아이들은 어른과 권력에게 휘둘리는 소유물로 살기를 거부한다. 책의 전반에 흐르는 주제는 정의다. 저자는 불의를 타파하고 정의를 세우는 과정을 바이슬 시티라는 가상 도시를 설정해 전개하고 있다. 에드먼드 버크의 말이 인용된다. “불의가 승리하기 위해서 필요한 유일한 것은 정의의 침묵이다.” 물론 역설이다. 침묵은 가장 무서운 소리다. 그 침묵이 불의를 만연케 한다.

소설은 495쪽에 달한다. 방대한 분량이다. 저자가 누구인가? 놀랍게도 15세의 소녀다. 독실한 크리스천이다. 그래서 책에는 정의에 대한 기독교적 정신이 담겨 있다. 출판사에 따르면 저자는 책으로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으리란 믿음을 가지고 작가의 꿈을 키워 가고 있는 학생이다. 그녀는 첫 번째 장편 소설에서 예리한 십대의 시각으로 사회의 부조리와 모순을 잘 보여주고 있다.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욱 주목되는 작가다. 아직 창창한 미래가 있는 저자를 통해서 우리에게도 언젠가 ‘나니아 연대기’나 ‘반지의 제왕’과 같은 대작 소설이 나오길 소망해 본다.

이태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