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새 내각 명단 발표…주요 보직 충성파로 채워

입력 2012-05-21 23:59

국민들의 반발 속에 이달 초 취임식을 갖고 집권 3기를 시작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 새 정부 각료 명단을 발표했다. 4분의 3이 새 인물로 교체됐지만 주요 보직은 자신의 충성파로 채움으로써 경제 정책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고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의 개혁 방침에 대해서도 제동을 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새 정부에선 푸틴의 최측근으로 경제 전반을 관장하는 이고르 슈발로프 제1총리와 정통 관료 출신의 안톤 실루아노프도 재무장관이 유임됐다. 친푸틴 계열의 경제학자 안드레이 벨루소프까지 경제장관 자리를 차지하면서 전통적으로 총리가 챙기는 경제 부문에 대한 전권을 대통령이 가져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푸틴 대통령이 추구하는 국가 주도 경제발전 방식도 새 정권에서 지속될 것이라고 AFP통신은 분석했다.

이번 정부 구성에선 젊은 시장 자유주의자 등 개혁성향 인물들도 수혈됐다. 메드베데프 전 대통령 시절 경제자문관을 지냈던 아르카디 드보르코비치가 7명의 부총리 중 1명에 임명됐다. 에너지 분야와 공업정책을 관장할 것으로 전해졌다.

푸틴 대통령은 안보 분야 장악력도 공고히 했다. 로이터 통신은 측근인 아나톨리 세르듀코프 국방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유임됐다고 전했다. AP통신은 대부분의 장관 교체는 영향력이 작은 부처에서 일어났다고 분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메드베데프 총리와 크렘린에서 신임 각료들과 자리를 갖고, “지금의 세계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여러분 업무가 수월하지 않을 것”이라며 각오를 당부했다.

러시아에선 지난해 12월 총선과 올 3월 대선을 전후해 선거부정에 반대하며 푸틴의 크렘린 복귀에 대한 대규모 반대 시위가 일어났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