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중 ‘설명 실수’ 교사에 학생들 “무릎 꿇고 빌어라”
입력 2012-05-21 23:58
중학교 여학생들이 수업시간에 20대 여교사의 실수를 문제 삼아 무릎을 꿇리고 잘못을 빌게 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다.
21일 충북도교육청과 음성군 모 중학교에 따르면 이 중학교에서 지난 17일 과학 담당 A교사가 학생들에게 중력의 원리를 가르치는 수업을 진행했다. A교사는 지난 3월 이 학교에 부임했다.
A교사는 학생들이 중력 원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몸집이 뚱뚱한 학생 1명과 왜소한 학생 1명을 교실 앞으로 불러냈다. A교사는 두 학생에게 서로의 손을 잡고 당기도록 했고, 몸집이 왜소한 학생이 뚱뚱한 학생에게 딸려가는 상황이 발생했다. A교사는 학생들에게 이 같은 상황을 빗대어 “큰 힘에 작은 힘이 끌려가는 것이 중력 원리”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A교사의 설명에 수치심을 느낀 뚱뚱한 여학생이 울음을 터트리면서 문제가 일어났다. 이때 한 학생이 일어나 A교사에게 사과하라고 말하자, 학생들이 A교사를 다그치며 무릎을 꿇고 빌라고 했다. 학생들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A교사는 일을 수습하려고 무릎을 꿇고 뚱뚱한 학생과 학생들에게 사과했다.
이 같은 사실은 순식간에 학교는 물론 학부모들에게까지 알려지면서 파문이 확산됐다. 한 학부모는 “시대가 변했다고 해도 이것은 너무한 것”이라며 “학교 교육이 거꾸로 가고 교권이 무너지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교육 현장에서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생겨 당황스럽고 유감스럽다”며 “정확한 사실 확인 등을 거쳐 대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음성=이종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