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에 코 잘린 아프간 여성 美서 3년만에 ‘얼굴’ 되찾아

입력 2012-05-21 21:50

코가 잘린 얼굴이 시사주간 타임 표지에 등장해 전 세계를 놀라게했던 아프가니스탄 여성 아이샤 모함메드자이(22)가 3년여 만에 미국에서 치료를 받고 ‘얼굴’을 되찾았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09년 당시 18세인 아이샤는 남편인 탈레반 사령관과 시댁 식구들의 학대 및 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친정으로 도망쳤다가 남편에게 잡혀 코와 두 귀를 잘렸다. 즉결재판 후 고통 때문에 실신했다 간신히 정신을 차린 후 피를 흘리며 기어서 친정으로 가 부모의 도움으로 아프간 주둔 미군에 맡겨져 10주간 치료를 받았다. 그 후 미국으로 도망친 아이샤는 2010년 ‘정치망명’ 허가를 받았다.

이후 자선 재단의 도움으로 미국 내 쉼터를 확보하고 무료로 인공 코와 귀를 이식하는 수술을 받았다. 미국 생활 초기 재활을 도왔던 캘리포니아주 웨스트힐스병원의 비영리기관인 그로스 번 센터가 아이샤의 뼈와 조직, 연골 등을 이용, 인공 코와 귀를 만들어 이식 수술을 진행했다.

그를 지켜본 자선재단 관계자들은 처음 아이샤가 정신적인 고통 때문에 매우 예민한 반응을 보이며 현지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아이샤가 할머니라고 부를 정도로 그녀를 잘 돌봤던 자선기관의 에스더 하이네맨은 그녀가 정이 넘치는 친밀한 가정 환경을 원했지만 실현되기 어려웠다고 회고했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