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형태의 관모, 신라고분서 출토… 금동장식·뒤꽂이 등 갖춘 지배계층 모자 처음 확인
입력 2012-05-21 18:40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최근 발굴 조사된 경북 경주 쪽샘지구 신라고분에서 완전한 형태를 갖춘 관모(冠帽) 등 유물이 다량 출토됐다고 21일 밝혔다. 이 고분은 봉분 지름이 23m에 이르는 중형으로 삼국시대 신라 지배계층이 사용한 돌무지덧널무덤(시신과 부장품을 넣어둔 나무곽 외부에 돌을 쌓아올린 후 흙으로 덮어 만든 무덤)이다.
무덤의 주인공이 안치된 관과 부장품을 담은 궤를 넣어둔 주곽, 각종 부장품을 넣어둔 부곽이 일렬로 배치됐다. 주곽에서는 순금제 귀걸이, 유리구슬로 된 가슴장식, 은제 허리띠 장식, 장식대도 등이 출토됐다. 신라 금관에 보이는 출자형(出字形) 문양이 새겨진 대부장경호(臺附長頸壺·굽다리 긴 목 항아리)도 출토돼 주목된다.
특히 지금까지 신라고분에서 백화수피제관모(白樺樹皮製冠帽·자작나무 껍질로 만들어 지배계층의 위계를 상징하는 모자)가 출토된 적은 있지만, 여기에 금동장식이 부착되고 새날개모양의 금동제·은제 관식(冠飾)과 정수리 부분의 입식(頂部立飾·높이 세워 꽂는 장식) 및 뒤꽂이 같은 후입식(後立飾)이 모두 갖추어진 관모가 확인되기는 처음이다.
경주 쪽샘지구 신라고분은 구조 및 출토유물 면에서 황남대총과 천마총 금관총 등과 비교될 수 있어 5세기 후반부터 6세기 초 무렵의 신라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를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연구소 측은 밝혔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