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센터 25시…명의를 찾아서] (17) 제일병원 여성암센터

입력 2012-05-21 18:36


부인암 검사 연평균 10만 건… 여성질환 진료 전국 1위

국내 최대 규모의 여성 질환 전문 제일의료재단(이사장 이재곤) 제일병원은 국내 여성들의 자궁경부암과 유방암의 예방 및 조기발견과 치료를 위한 대규모 부인암센터(1963)와 유방검진센터(1995)를 각각 국내 최초로 설립, 운영해 온 여성종합병원이다.

의료계가 제일병원의 가장 큰 경쟁력을 ‘여성 질환에 대한 전문성’으로 꼽는 이유다. 제일병원은 지금도 국내에서 여성 질환 진료실적 전국 1위로, 연평균 10만 건 이상의 부인암 검사와 4만 건 이상의 유방검진을 시행 중이다. 여성암 수술 건수도 연간 1000례 이상이다. 각종 여성 암에 대한 임상경험이 그만큼 풍부하다는 뜻이다.

제일병원 김재욱(70·전 연세대 의대 산부인과 교수) 병원장은 21일 “우리 병원 암센터는 지하 2층 지상 6층 규모의 단독 병동에 유방암과 부인암, 갑상선암 관련 검사 및 치료 시설을 재배치하는, 선택과 집중의 차별화 전략을 2년 전부터 적극 추진함으로써 여성 암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고 있다”고 소개했다.

◇진단부터 수술까지 1주일 내 암 치료 승부=제일병원 여성암센터의 제1 모토는 ‘빠른 검사, 빠른 결과, 빠른 치료’다. 암 환자들의 심리적 불안감을 최소화해주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조직검사까지 포함해 방문 당일 하루 만에 최종 암 진단을 마치고, 그 뒤 1주일 안에 입원과 수술이 이뤄지도록 하는 신속 진료 시스템을 구축해 놓고 있다.

암 진료는 빠르기만 해선 안 된다. 무엇보다 정확성이 생명이다. 제일병원 여성암센터는 이를 위해 여성종합병원으로서는 파격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첨단 의료장비를 갖추는 데도 투자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선형가속기(LINAC), 고선량 방사선 근접치료기(HDR),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기(PET-CT), 감마카메라(G-CAMERA), 64채널 초정밀 컴퓨터 단층 촬영기(64CH MD-CT), 유방암 전용 감마스캔(BSGI), 자기공명영상기기(MRI) 등이 바로 그것. 모두 유방암과 자궁암, 갑상선암의 진단과 치료에 필요한 장비들이다.

제일병원 여성암센터는 또한 암 진단과 치료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진찰, 검사, 판독, 치료 등 암 진료의 전 과정을 수련의가 아닌 전문의가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챙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병원 암센터를 찾는 암 환자들의 의료진 신뢰도가 국내 최고 수준이란 입소문이 돌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 병원장은 “무릇 의료진의 최선을 다한 진료에 최고 효과와 고객 감동·믿음이 뒤따르는 법”이라고 강조했다.

◇완치율 높아 여성암 진료의 최강 드림팀 호평=아무리 좋은 시설과 장비를 갖춰도 그것을 제대로 다룰 줄 아는 의료진이 없으면 무용지물일 수밖에 없다. 암 치료 성적도 좋을 수가 없게 마련. 제일병원 여성암센터는 이런 점에서 좋은 시설에 경험이 풍부한 다수의 A급 전문의로 구성된 의료진, 탁월한 암 치료 성적까지 3박자를 갖춘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병원은 국내 다른 병원에선 단독 진료과목으로 운영되는 산부인과를 주산기과, 불임·생식내분비과, 부인종양학과, 부인내시경과 등 4개 과로 세분화해 운영 중이다. 외과도 소화기외과를 운영하지 않는 대신 내분비외과를 유방클리닉과 갑상선클리닉으로 나눠 전문적이고 차별화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에 따라 제일병원은 국내 병원 중 산부인과 전문의를 가장 많이 거느리고 있는 곳이 됐다. 제일병원에서 일하는 전문의 수는 총 100여명이다. 이 중 산부인과 전문의가 50%를 차지한다. 이들 중 산부인과 임경택 교수 등 8명은 자궁경부암과 자궁내막암, 난소암 등 부인암 진료에 전념하고, 내분비외과 강성수 교수 등 7명은 유방암과 갑상선암 진료에 매달리고 있다.

유방암클리닉 팀장과 외과 과장 역할을 하는 강 교수는 미국 하버드대 의대에서 유방암 전임의로 일한 경력을 가진 유방 보존 암 수술 권위자다. 최근 들어 연평균 100∼150건의 유방암 수술을 직접 집도하는데, 이 중 유방 원형을 훼손하지 않고 암 조직만 걷어내는 비율이 약 80%에 이른다. 이는 국내 평균치보다 20% 포인트나 높은 유방보존비율이다.

강 교수에게 유방암 수술을 맡긴 여성 환자들의 삶의 질과 만족도는 그만큼 높다. 병원 관계자는 이런 유방보존술의 성공률과 효과를 높이기 위해 여성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수술 전 유방초음파 검사도 강 교수가 직접 진행한다고 전했다.

산부인과 부인종양학과장을 맡고 있는 임 교수 역시 여성 암 환자들의 상실감을 최소화해주기 위해 애쓰는 의사로 소문이 나 있다. 연평균 100여 건의 자궁암 수술을 대부분 복강경으로 시술, 복부에 수술 흉터를 거의 남기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임 교수는 부득이 자궁 전체를 적출할 수밖에 없는 경우에도 개복 수술이나 복강경 수술 대신 질을 통해 꺼내는 질식 자궁적출술 분야의 전문가다.

◇지방 암 환자 위한 숙소 무상 제공 서비스도 인기=제일병원 여성암센터의 또 다른 특징은 수술이 어려운 자궁암과 난소암 환자들을 위해 3차원 근접 방사선 치료를 적극 시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방사선 근접치료란 체내 암 조직 속에 방사성 동위원소를 삽입해 암을 파괴하는 최신 의술이다.

경우에 따라선 선형가속기(LINAC)를 이용, 체외에서 암의 용적을 축소시킨 다음 근접 방사선 치료를 하거나 복강경 수술을 병용하기도 한다. 이 치료는 자궁 주변의 정상조직인 방광, 직장, 대장, 소장 등에 가해질 수 있는 방사선 피해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제일병원 여성암센터는 국내 병원으로는 처음으로 신(新)개념 감성마케팅팀을 중심으로 고객감동 암 진료 서비스 제공에 나서 주목받고 있기도 하다. 한 예로 KTX 열차 편을 이용하는 지방 암 환자들의 경우 서울역에서 편안한 승용차 편으로 직접 모시는 ‘픽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입원 기간 중 병실이 아닌 콘도형 숙소에서 환자와 보호자가 함께 생활할 수 있게 ‘레지던스 숙박 서비스’를 무상 제공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자궁암 수술 환자들의 자조 모임 ‘청란회’와 유방암 수술 환자들의 자조 모임 ‘라일락회’의 설립 및 운영도 적극 도와 암 수술 후 성공적인 재활훈련을 지원하고 있다. 2000년 5월 회원 30명으로 발족한 청란회엔 현재 300여명, 1998년 4월 회원 27명으로 창립한 라일락회엔 500여명의 암 환자들이 정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이들 모임은 제일병원 여성암센터에서 새로 수술을 받게 되는 후배(?) 암 환자들에게 자신들의 투병 성공담을 들려주는 등 봉사활동을 펴고 있어 훈훈한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김재욱 병원장은

△서울(1942) △연세대 의대 졸업(1966), 의학 박사(1979) △싱가포르대 대학원 MMD 과정 이수(1977∼1978) △일본 도쿄대 암센터 연수(1979) △미국 텍사스주립대 MD 앤더슨 암센터 부인종양학 연수(1982∼1983) △세브란스병원 진료부원장(1992∼1996) △연세대 의대 산부인과 주임교수 및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과장(1996∼2000) △연세대 여성생명과학연구소장(2000) △세브란스병원 부인암클리닉 초대 팀장(2005∼2007) △관동대 명지병원 병원장(2007∼2011) △미국부인암학회(SGO)지 편집위원 및 원로회원, 연세대 명예교수(현재) △대한산부인과학회 차기 회장(2012∼)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