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믿음의 상승작용
입력 2012-05-21 18:21
창 1:26∼27, 롬 8:28, 전 4:12
믿음의 상승작용이 가장 두드러지게 관찰되고 경험되는 곳이 바로 가정입니다.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성장하여 부모를 떠나 하나가 되어 힘을 합하면, 자녀도 태어나고 놀랍고도 폭발적인 힘이 만들어집니다. 하나님께서 가장 역동적으로 눈에 띄게 창조를 진행하고 계신 곳이 가정인 것입니다.
본문에서는 이 상승작용을 일으키는 데, 한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입니다. 이 특수 체질의 사람들이 바로 그리스도인들입니다. ‘교회’를 헬라어로 ‘에클레시아’라고 합니다. 이는 ‘부르심을 입은 사람들’이라는 뜻입니다. 우리가 진정 주님을 사랑하고 주님으로부터 부르심을 입은(call out) 사람들이라면, 시너지 현상이 일어나야 합니다. ‘시너지’의 본질은 무엇일까요? 어떻게 하면 이 놀랍고도 폭발적인 새로운 힘이 일어날까요? 그 비결은 간단합니다. 서로 다름을 용납하여, 차이점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각자의 차이점을 존중하여 강점을 활용하고 약점은 서로 보완할 때, 놀랍고도 폭발적인 상승작용이 일어납니다.
2000년 전 사도 바울은 ‘몸’의 비유에서 이미 이에 대한 말씀을 선포했습니다(고전 12장). 발과 손과 귀와 눈이 서로 ‘너는 쓸 데 없다’라고 한다면 이는 올바른 지체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오히려 부족한 지체에게 존귀를 더 하셔서, 몸 가운데 분쟁이 없고 서로 같이하여 돌보게 하셨다는 점을 눈여겨보아야 합니다. 이러한 정신은 환자를 치료하는 데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요즘 ‘전인치유’(全人治癒)라는 말이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전인치유에 대해 최초로 얘기한 의사는 스위스의 독실한 그리스도인 의사 폴 투르니에입니다. 그는 내과의사였다가 나중에 정신과 의사가 되었는데, 의학과 기독교 신앙과의 깊은 연결을 모색하면서 인격의학을 주창했습니다.
전인 치유는 두 가지 차원을 합한 것인데, 하나는 의학적 지식과 과학적인 방법으로 환자를 진찰하고 진단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환자를 인격적인 존재로 보고 환자의 정신적 영적 차원을 고려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의학과 신앙의 힘을 합할 때에만 전인 치유가 가능하다고 역설했습니다. 폴 투르니에는 치유 비결로 3가지를 꼽았습니다. 첫째, 반드시 나을 수 있다는 환자의 강한 의지. 둘째, 의사에 대한 절대적 신뢰. 셋째, 하나님과 영적인 올바른 관계 회복 -이 세가지가 합해서 이루어내는 시너지 효과가, 온전한 전인치유를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세계적인 불안과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시대이지만, 우리나라는 온전한 신앙으로 굳건히 서서 상승작용의 중심지가 되어야겠습니다. 어려움이나 고통이나 질병의 어두운 터널 속을 지나가고 있는 분들은 다윗의 고백을 가슴에 새기고 찬양하시기 바랍니다.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害)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시 23:4).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 의료진, 환우 자신, 가족, 사회 구성원이 합력해 상승작용을 일으켜서 나와 우리나라를 향한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를 깨닫고, 회복이 되고, 독수리 날개치며 저 푸른 창공을 향해 날아오르듯, 인생이 새롭게 변화되고 도약하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유기성 목사 세브란스병원 원목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