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의 시편] 스펙을 넘어 스토리를 만들라

입력 2012-05-21 18:20


지금은 스펙시대다. 그래서 사람들이 인턴도 하고 자격증도 따고 판검사를 안 하더라도 고시를 합격해서 화려한 스펙을 쌓으려고 한다. 이것은 교계도 마찬가지다. 지도자들도 화려한 스펙을 자랑하려 한다. TV를 보면 화려한 이력과 경력을 자랑하려고 자막광고를 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조그마한 것을 대단한 것처럼 부풀려서 스펙을 만들기도 한다. 물론 그것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그러나 한 편에서는 오히려 그 스펙보다 스토리를 중요하게 여기는 면도 있다. 그래서 종종 대기업에서도 화려한 스펙 보다는 남을 감동시키는 자신만의 독특한 경험이나 스토리를 가진 사람을 뽑는 경우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김정태씨는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는 책을 썼다.

그런데 오늘 현대 그리스도인들의 삶을 보면 너무 화려한 스펙만을 쌓으려는 것을 본다. 그러다 보니까 신앙생활도 너무 외면적이다. 그리고 지도자들도 자꾸 감투를 쓰고 명예를 추구한다. 왜냐면 그러한 스펙으로 인해서 사람들에게 좋은 평판과 인기를 끌기 위해서다. 그러나 하나님 앞에서는 화려한 스펙보다 감동적인 스토리가 더 중요하다. 나 자신도 스펙 열등감이 많았던 사람이다. 일류대 출신이거나 기독교 명문 가정 출신도 아니다. 난 무인가 지방 신학교에서부터 출발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누가 써 주지도 않아서 부목사 한 번을 못했다. 그 대신 신학생 시절부터 어떻게 하면 하나님을 감동시킬 것인가에 올인 했다.

기도할 때도 무릎을 꿇고 가장 오래까지 남아서 기도했고 아무도 없는 예배실에 서 고장 난 마이크를 들고 설교와 찬양 연습을 했다. 기도원에 가서 수많은 나무들을 성도라고 생각하며 설교 연습을 했다. 때론 주기철 목사님이 못자국 위를 걸어갔던 장면을 상상하며 맨발로 땅 위를 걸어가며 눈물로 찬송했다. 그리고 지하실 23평 상가에서 멤버한 명 없이 개척할 때 빈 의자를 붙잡고 사람을 채워 달라고 눈물로 기도하며 몸부림쳤다. 이런 일련의 스토리가 하나님을 감동시켜서 오늘의 교회 부흥을 이루었을 뿐만 아니라 사람을 감동시키는 영성을 소유하게 됐다고 믿는다. 그리고 지금은 하나님께서 덤으로 많은 스펙도 쌓게 하신 것이다.

요즘 너나 나나 살기가 힘들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많은 사람이 더 스펙에 관심을 갖는다. 그것은 우리 사회가 어떤 열등의식으로 가득 차 있다는 증거일 수 있다. 이럴 때 일수록 스펙보다 하나님을 감동시키는 스토리가 더 빛을 발한다. 경제가 힘들고 살기가 힘들수록, 또한 열등의식과 비교의식이 나의 내면을 짓누를수록 하나님을 감동시키는 스토리를 만들어보라. 특별히 다 지나가는 외적인 명예나 감투보다 하나님을 더 감동시키는 눈물겨운 사건이나 스토리를 만들어보라. 그럴 때 먼저 우리가 부질없는 곳에 올인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러한 감동의 스토리들이 모여서 새로운 교회 공동체를 이룰 것이며 아름다운 교계와 사회를 이룰 수 있지 않겠는가.

<용인 새에덴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