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유영국 10주기 회고전… 6월 17일까지 갤러리현대서
입력 2012-05-20 19:56
“추상은 말이 없다. 설명이 필요 없다. 보는 사람이 보는 대로 이해하면 된다.”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유영국(1916∼2002)이 남긴 말이다. 경북 울진에서 태어난 그는 1935년 일본인 담임선생과의 불화로 경성제2고보(지금의 경복중·고)를 자퇴하고 일본 도쿄문화학원 회화과로 유학을 떠났다. 그의 기하학적 추상은 이 시기에 자리 잡았다. 귀국한 후 1947년 김환기 이규상과 ‘신사실파’를 조직, 한국 최초의 추상 지향적 모더니즘 운동을 펼쳤다.
한국전쟁 중에는 절필하고 멸치잡이와 양조장 등으로 생계를 유지하기도 했다. 이후 1958년을 기점으로 10년간은 색채로 모든 것을 표현하는 ‘추상표현주의’에 몰두하고, 이후 1972년까지는 기하학적으로 면을 분할해 원색을 강조한 ‘기하추상’을 펼쳤다.
그의 10주기 회고전이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갤러리현대에서 6월 17일까지 열린다. 갤러리현대가 박수근 장욱진 김환기에 이어 4번째로 기획한 한국 근현대미술의 거장전이다. 평생 동안 800여점의 작품을 남긴 유영국의 추상 작품 중 산 형태(사진)의 60여점을 선보인다. 이인범 상명대 교수가 ‘유영국의 삶과 추상예술’이라는 제목으로 25일 오후 2시 특강을 한다. 관람료 5000원(02-519-0800).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