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시동꺼진 KTX’ 입사시험 대소동
입력 2012-05-20 19:30
‘고장철’이라는 오명을 얻고 있는 KTX가 또 멈췄다.
기관 고장으로 멈춰선 열차의 승객 560여명이 1시간 동안 열차 안에서 기다리다가 다른 열차로 바꿔 타는 불편을 겪어야 했다.
20일 코레일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부산발 서울행 KTX 102 열차가 오전 6시13분 경북 김천시 남면 옥산리 김천구미역에서 기관고장으로 정차했다. 이 열차는 오전 6시11분 김천구미역에 도착해 2분 뒤인 13분에 출발 예정이었으나 시동이 꺼졌다.
이 사고로 객실 내 불이 꺼지면서 승객들이 불안 속에 1시간여를 기다렸다가 충남 천안으로부터 긴급 투입된 열차로 갈아탔다.
코레일 측은 “KTX 열차가 김천구미역에 도착한 뒤 갑자기 기관이 정지됐고 재시동이 걸리지 않아 승객들을 환승시켰다”며 “사고 열차는 고양차량기지에 입고시켜 전문가들이 사고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승객들 가운데 이날 오전 서울지역 언론사와 금융기관 등에 입사시험을 치르기 위해 상경하던 수험생 100여명이 타고 있어 이들을 긴급수송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코레일 측은 이들을 정해진 시간 내 시험장까지 실어 나르기 위해 경찰의 도움을 요청했다. 수험생들의 시험장소와 입실시간 등을 파악한 뒤 오전 8시43분 영등포역에 KTX 열차를 비상 정차시켰다. 20여명의 수험생들이 대기하고 있던 9대의 경찰순찰차를 이용해 고사장으로 갔다.
나머지 수험생 80여명은 오전 8시52분 KTX가 서울역에 도착하자 경찰 순찰차와 지하철, 택시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 수험장까지 이동해 시험을 치렀다. 일부 수험생들은 코레일 측에 정신적 피해보상을 위한 집단소송을 제기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KTX의 크고 작은 고장은 올 들어서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8일에는 서울에서 부산으로 가던 KTX 열차가 정상속도가 나지 않아 동대구역에 비상 정차했고 승객 550여명은 30분을 기다려 다른 열차로 갈아타는 불편을 겪었다. 4일에도 서울에서 마산으로 가던 KTX 열차가 김천구미역에서 멈춰 승객들이 1시간을 기다렸다가 환승해야 했다.
김천=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