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여학교 폭탄테러 1명 사망… 마피아 조직 보복·긴축 반대자 소행 가능성 수사

입력 2012-05-20 19:23

마피아 조직의 끝없는 보복인가? 경제 위기에 따른 홧김 행동인가?

이탈리아 남부 항구 도시 브린디시의 한 여자직업고등학교에서 19일(현지시간) 등굣길 폭탄이 터져 16세 여학생 1명이 목숨을 잃고 7명이 중상을 입었다. 경찰은 CCTV를 통해 확보한 2명의 용의자에 대한 검거에 들어갔다고 AFP통신은 20일 보도했다. 안나 마리아 캔설리에리 내무장관은 “폭발물이 이례적으로 강력해 성급히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면서 “다양한 가능성을 놓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충격에 빠졌다. 이곳이 시칠리아 마피아 ‘신성왕관연합’의 거점인데다, 정확히 20년 전 마피아 소탕으로 유명했던 지오바이 팔코네 검사에 대한 보복 테러 악몽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팔코네 검사는 시칠리아 마피아 344명에 대해 총 2665년의 징역을 선고해 역사상 최대 마피아 재판 기록을 세운 것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더욱이 이 학교 명칭은 팔코네 검사의 아내 프란체스카 모빌라의 이름에서 땄다.

휴가를 마치고 시칠리아 공항으로 돌아와 청사로 이동하던 팔코네 검사는 그의 이동경로를 파악한 마피아들이 1㎞에 걸쳐 설치한 폭탄에 차가 폭발하면서 사망했다. 아내와 경호 병력은 물론 일반인까지 무더기로 희생됐다. 이런 상황에서 한 달 전 시칠리아 마피아 소행으로 보이는 폭탄 테러가 발생한 점도 이들의 보복설에 힘을 실어준다.

하지만 범죄 현장에서 발견된 폭발물이 정교하지 않다는 점에서 마피아 소행으로 보기는 무리라는 주장도 있다. 경찰도 긴축 정책에 반대하는 자들의 범행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