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박 잠룡들 잇따라 접촉… 황우여, 오픈프라이머리 본격 중재

입력 2012-05-20 23:07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가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중재에 본격 돌입했다.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이 제도 도입에 부정적인 상황에서, 황 대표는 비박(非朴·비박근혜) 진영 대권주자들을 잇따라 접촉해 절충점을 모색했다.

황 대표는 20일 서울 모 호텔에서 이재오 의원과 김문수 경기도지사를 만나 경선 룰에 오픈프라이머리를 도입할지를 놓고 머리를 맞댔다. 그는 전날 정몽준 전 대표와 의견을 나눴다. 비박 잠룡 3인방과의 만남은 황 대표가 대표 취임 인사차 회동을 제안해 이뤄졌다. 황 대표는 오후 임태희 전 대통령 실장과는 전화를 통해 이 문제를 의논했다.

회동에서 이 의원과 김 지사는 기존 입장을 강력하게 폈다는 후문이다. 특히 이 의원은 “현재의 경선 룰과 당내 역학구도로는 당 후보 선출뿐 아니라 (대선) 본선 경쟁력에서도 결과가 뻔하다”며 “정권 재창출을 위해 이 제도는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황 대표는 “대선 경선에 시간이 부족한 만큼 깊이 검토해 가능한 한 빨리 결론을 내리겠다”면서도 “(오픈프라이머리는) 관리가 힘들고 막대한 비용이 들며 (야당 지지자들의) 역선택 등의 문제점이 많다”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전날 황 대표를 만나 당 지도부가 빠른 시일 내에 공정하고 중립적인 인사들로 경선관리위원회와 검증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비박 주자들의 주장이 워낙 강해 현재 선거인단 80%(대의원 20%, 당원 30%, 국민 30%)와 여론조사 20%를 합산하는 방식이 변경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참여 비율을 높이는 안이 논의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황 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 지도부는 이르면 이달 중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상견례를 겸한 회동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박 전 위원장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비상대책위원장 149일의 일정을 끝내며’라는 글에서 “힘들고 고단한 우리 국민들을 위해 흔들려고 해도 흔들리지 않고, 깨뜨리려고 해도 깨지지 않으며 국민만 보고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나의 마지막 정치적 힘을 다하려고 한다”고 새로운 각오를 다졌다. 또 “그동안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해 소화불량에 시달려야 했고, 지금도 손목과 팔이 시큰거려 힘들었던 시간을 마감하고 이제 잠시나마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