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위기 해법 찾나] “그리스 유로존 탈퇴 땐 1조弗 날아간다”

입력 2012-05-20 19:12

그리스가 유로존(유로 사용 17개국)에서 탈퇴할 경우 이를 감당하는 데 약 1조 달러(1170조원)가 들 것이라고 AFP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이는 유로존 국내총생산(GDP)의 5%에 달하는 수치다.

영국 경제경영연구센터(CEBR)의 더그 맥윌리엄스는 이날 그리스가 질서 있는 탈퇴를 선택하면 이에 따른 비용은 3000억 달러에 그치겠지만, 만약 그리스 경제가 무질서하게 서서히 붕괴된다면 1조 달러가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후자의 경우 유로존 해체로 이어질 것은 분명하다고 맥윌리엄스는 강조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그렉시트(Grexit·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의 비용이 ‘계산할 수 없을’ 정도이며 연쇄반응에 따라 규모가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독일 데카은행은 그리스 정부가 디폴트(국가부도)되어 유로존을 떠날 경우 다른 유럽 국가와 국제통화기금(IMF)은 가지고 있는 그리스 부채를 그대로 떠 안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럽연합(EU)은 이미 그리스에 수십억 달러를 빌려준 상태다.

국제금융협회(IIF)도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비용이 1조 유로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그렉시트는 다른 유로존 국가뿐만 아니라 민간 금융기관까지 피해를 입힐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포르투갈과 아일랜드는 그렉시트의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이 두 나라도 그리스처럼 구제금융을 받아들였는데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할 경우 이들에 대한 긴축 강도와 감시 수준이 더욱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전문가들이 정말 우려하는 것은 직접적인 비용보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미칠 부작용이다. 특히 경제 위기가 이탈리아와 스페인 같은 ‘부실한’ 유로존 국가에 ‘전염’될 위험이 높다는 것이다.

스위스 은행 UBS의 스테판 데오는 “우리를 가장 두렵게 하는 것은 주변 국가의 뱅크런(대량 예금인출사태)”이라고 AFP통신에 전했다. 그는 “그리스가 유로존을 떠나고, 옛 통화인 드라크마의 가치가 절반이나 그 이상 떨어지면 다른 유로존의 예금자는 불안에 떨게 되고 결국 뱅크런이 현실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