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면 구긴 페이스북… 상장 첫날 공모가 ‘턱걸이’

입력 2012-05-20 19:07

세계 최대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업 페이스북이 기업공개(IPO) 첫날부터 스타일을 구겼다.

기대와 달리 공모가 수준에 거래가 마감된 데다 나스닥의 기술적 오류로 개장이 30분 지연되는 등 이래저래 악재가 많았다.

20일 외신들에 따르면 지난 18일(현지시간) 나스닥에 상장된 페이스북은 거래 시작부터 어수선했다. 오전 11시5분에 거래를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주문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해 30분 정도 지연됐다. 나스닥은 첫 상장 기업이 시장과 언론의 주목을 받을 수 있도록 개장과 함께 거래를 하지 않고 특정 시간대에 거래를 개시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시세판에는 2시간 동안 페이스북 주가 화면이 바뀌지 않았으며 경제전문케이블 채널은 특집프로그램을 준비했으나 방송하지 못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주문 접수는 정상적으로 이뤄진 반면 주문 취소나 변경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지연됐다고 전했으나 나스닥 측은 이에 대해 즉각적으로 해명하지 않았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고객들은 특히 주문이 체결됐는지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날 오전에 발생한 장애는 하루종일 영향을 미쳤으며 익명을 요구한 나스닥의 한 관계자는 “나스닥 시장이 거의 폭탄을 맞은 격”이라고 말했다. 나스닥시장 운영사인 나스닥 OMX그룹 주가는 이날 4.4% 급락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대변인 존네스터는 “페이스북 거래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의 원인과 대처 과정 등에 대해 조사하겠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밝혔다.

한편 거래는 공모가 38달러보다 10.6% 오른 42.05 달러로 시작된 후 한때 45달러까지 급등했다. 그러나 이후 등락을 반복하다 매물이 늘면서 0.61% 상승에 그친 38.23달러로 마감됐다. 장중에는 공모가 이하로 내려가는 조짐을 보이면서 주관사인 모건스탠리를 중심으로 JP모건체이스, 골드만삭스 등 33개 인수은행들이 두 차례나 주식을 대량 매집해 겨우 공모가 수준을 유지했다.

그동안 다른 기술주들이 상장 첫날 평균 30∼40%의 급등세를 보인 데 비해 페이스북의 이날 보합세는 공모가가 너무 높기 때문이었다고 애널리스트들은 분석했다. 비자, UPS 등 대형기업들의 경우도 공모 당일에 평균 13%의 상승세를 보인 점을 감안하면 페이스북 공모가 거품 논란도 예상된다. 한 애널리스트는 “이날 거래 성적은 사실상 먼로 파크(페이스북 본사가 있는 캘리포니아 도시)의 실패”라고 설명했다.

정진영 기자 jy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