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 임석 회장 구속 후 檢 칼끝 어디로… 저축銀 ‘정관계 로비’ 정조준

입력 2012-05-20 18:48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이 구속됨에 따라 임 회장의 정관계 로비의혹 수사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검찰 관계자는 20일 “임 회장은 수사할 게 많다”고 밝혔다. 임 회장을 구속했으니 수사의 분수령이 될 정관계 로비의혹 수사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검찰이 임 회장 구속영장에 적시한 혐의는 1500억원 이상의 불법대출과 회삿돈 170억원 이상을 빼돌렸다는 것이다. 이는 임 회장이 직원들과 말맞추기를 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하자 검찰이 그를 조속히 잡아들이기 위해 제시한 최소한의 혐의로 보인다.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의 엽기적인 행각에 언론의 시선이 쏠려 있을 때 검찰은 임 회장의 배임과 횡령, 정관계 로비의혹 수사까지 밑그림을 그릴 시간을 벌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실제 검찰은 김 회장에 대해선 수사를 오래전에 끝내고 신병확보 타이밍만 기다려왔으며, 주력부대는 임 회장 수사에 올인한 듯한 분위기도 수차례 풍겼다.

검찰은 김 회장이 “미래저축은행 퇴출을 막을 수 있도록 로비를 해달라”며 임 회장에게 10억원 이상의 로비자금을 건넨 부분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미래저축은행은 지난해 9월 2차 저축은행 영업정지 당시 퇴출을 피했기 때문에 ‘성공한 로비’일 수 있다. 김 회장이 건넨 돈이 임 회장을 거쳐 정관계에 흘러들어갔을 수 있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면서 교회도 함께 다녔고, 서로의 은행에 수백억원을 대출해주는 등 여러 뒷거래를 했다. 게다가 임 회장이 개인적으로 빼돌린 회삿돈은 170억원이 넘는다.

따라서 검찰은 임 회장이 솔로몬저축은행과 미래저축은행 퇴출저지를 위해 총대를 메고 정관계에 거액을 뿌렸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벌써부터 정권 실세를 소환할 날짜를 잡아놓고 수사를 차근차근 진행 중이라는 얘기도 전해진다.

다만 저축은행 비리를 둘러싸고 정치공방이 불거지면서 이번 수사가 정치쟁점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박지원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8일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이 (부산저축은행 로비스트) 박태규씨와 수차례 만났는데 과연 이 만남이 저축은행 로비에 어떤 작용을 했는지를 검찰이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전 비대위원장은 “(박씨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고 일축했다.

민주당 이규의 수석부대변인은 20일 논평을 통해 박 전 비대위원장과 박씨의 만남에 대해 검찰이 수사해야 한다며 불씨를 이어갔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