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도 2012년 성장 전망 3.6%로 하향… “대내외 수요 전반적 침체, 2013년엔 4.1%로 올라설 것”

입력 2012-05-20 18:41


국내외 경제예측기관들에 이어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GDP)을 하향 조정했다.

KDI는 20일 ‘2012년 상반기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GDP 전망치를 3.6%로 제시, 지난해 말 성장률 전망치 3.8%에서 0.2% 포인트 낮춰 잡았다.

KDI는 보고서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세계경제 불확실성 탓에 대내외 수요가 전반적으로 약해져 있다”며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 배경을 설명했다. 최근 경기둔화세가 심각해지고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진 점을 고려했다는 것이다. KDI는 그러나 “내년에는 세계경제가 점차 살아나고 우리 경제도 수출과 내수 모두 증가세가 확대돼 성장률이 4.1%로 올라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지난달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 전망치를 3.5%로 내다봤고 한국금융연구원은 20일 성장률을 3.4%로 수정했다. 한은과 금융연구원은 각각 전년도 말보다 0.2% 포인트씩 하향 조정한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외국 기관들도 우리나라가 올해 각각 3.5%, 3.4% 성장할 것이라며 지난해 말보다 낮춰 전망했다.

다만 KDI는 일부 항목별 전망에서 다른 기관과 상당한 편차를 보였다. 특히 경상수지에 대해 올해 183억 달러 흑자를 예상해 한은(145억 달러), 금융연구원(156억 달러)을 크게 압도했다. 더욱이 KDI 스스로 지난해 11월 제시한 경상수지 전망치(151억 달러)보다도 흑자규모가 30억 달러 이상 높아 눈길을 끌었다. 설비투자 증가율과 수출증가율도 각각 8.1%, 7.1%로 예상해 한은(6.2%, 4.8%)보다 훨씬 긍정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KDI 이재준 연구위원은 “유럽위기가 올 상반기 안에 어느 정도 정리가 될 것으로 예측한데다 수출증가율이 견조한 상승세를 보일 것 같아 다른 기관에 비해 경상수지 및 성장률 전망치가 높은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금융연구원 이명활 선임연구위원은 “최근의 유럽 재정위기 재부상 등 글로벌 불안요인으로 하방 위험이 여전히 크고 가계부채와 양극화 현상이 경제 활력을 떨어뜨리는 취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우리 경제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한편 KDI는 보고서에서 통화정책은 현 수준의 금리를 유지하되 중장기적으로 경제주체들의 물가상승 기대를 안정시키는 쪽으로 펼 것을 제시했다. 금융정책은 금융불안 해소를 위한 저축은행 부문의 구조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