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세이] 굴곡

입력 2012-05-20 18:18


어렸을 적,

굵고 주름진 할머니의 손에선

고소한 참기름 냄새도 나고

꽁꽁 숨겨뒀다 쥐어주시던

사탕냄새도 났었습니다.

거칠고 긴 세월 살아낸 배나무가지를 보니

주름지고 굴곡진 마디마디가

꼭 우리 할머니 손마디를 닮았습니다.

아,

굴곡으로 인해 더 아름다운 배나무는

가지에서도 향기가 날 것 같습니다.

우리 인생도

굴곡으로 인해 더 아름다울 수 있음에

그 굴곡을 감사합니다

글·사진=김수안(기독사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