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은 우리가 누리는 민주화의 바탕” 32주년 기념식 열려… ‘임을 위한 행진곡’ 4년만에 합창

입력 2012-05-18 19:21

5·18 민주화운동 32주년 기념식이 18일 오전 10시 광주 운정동 국립5·18 민주묘지에서 열렸다.

국가보훈처가 주관한 기념식에는 김황식 국무총리를 비롯한 정부 주요 인사와 5·18 유공자, 유족, 관련 단체 회원, 시민 등 2500여명이 참석했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박지원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강기갑 통합진보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 등 여야 지도부와 박원순 서울시장, 김문수 경기도지사 등도 자리를 함께했다.

기념식은 민주열사들의 고귀한 희생정신을 기리고 민주·정의·인권 존중의 숭고한 5·18 민주정신을 계승·발전시키기 위한 ‘희망의 빛 다시 피는 꽃’을 주제로 열렸다. 헌화, 분향에 이어 5·18 민주화운동 경과보고, 김 총리의 기념사, 광주시립합창단의 ‘임을 위한 행진곡’ ‘5월의 노래’ 합창 순으로 진행됐다.

김 총리는 기념사에서 “5·18 민주화운동은 시대의 혼란 속에서 현대사의 물꼬를 민주화의 방향으로 틀어 돌린 하나의 전환점이었다”며 “6월 항쟁과 평화적 정권 교체를 이끌어내 오늘날 우리가 누리고 있는 민주화의 바탕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또 “우리나라 민주주의는 30여년 전과 비교해 놀랄 만큼 발전했지만 아직도 대화와 타협을 거부한 채 자기 주장만 내세우고 법과 원칙을 경시하는 형태 등 고쳐야 할 것도 많다”고 덧붙였다.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 첫 해인 2008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했으나 2009년부터 4년간은 참석하지 않았으며 기념사도 총리 대독으로 대신해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지난해까지 총리가 대통령 기념사를 대독했으나 올해는 이마저도 빠져 논란이 일 전망이다.

이번 기념식에서는 ‘그리운 금강산’을 만든 최영섭씨가 시인 문병란씨 헌시(獻詩)에 곡을 붙인 ‘오월의 노래’가 첫선을 보였고, 5·18 추모곡인 ‘임을 위한 행진곡’도 4년 만에 울려 퍼졌다.

광주지방경찰청도 추모 분위기에 동참하기 위해 근무복장을 예년의 시위진압복에서 올해는 검정색 정장이나 교통지도복장으로 바꿨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경찰 인력도 예년 51개 중대 4000여명에서 올해는 7개 중대 590명으로 대폭 줄여 유연하게 대처했다.

광주=이상일 기자 silee06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