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풍전등화] 스페인도 ‘뱅크런’… 방키아銀 7일새 10억 유로

입력 2012-05-18 19:04

스페인에서도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 위험설이 나오는 등 그리스 위기가 주변국으로 옮아가고 있다. 그리스 국채에 물린 키프로스마저 은행국유화에 나서면서 스페인과 함께 다음 번 구제금융국가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8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지난주 국유화 조치 이후 스페인 2대 은행 방키아에서 일주일 새 10억 유로의 예금이 인출됐다고 현지 언론 엘 문도가 17일 보도하면서 스페인이 뱅크런 사태를 맞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관련 보도 후 방키아 주가는 장중 29% 폭락했다. 스페인 정부가 긴급 진화에 나섰지만 유럽 증시도 크게 출렁거리는 등 시장의 불안감을 잠재우지 못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스페인 은행들의 신용등급을 무더기 강등하면서 시장불안을 부채질했다. 무디스는 유로존 최대 은행 산탄데르를 포함한 16개 스페인 은행의 등급을 1∼3단계 하향했다. 무디스는 “스페인 정부의 금융권 지원능력이 고갈되고 있다”고 말했다. 스페인 중앙은행은 시중은행 보유 악성대출(상환불능위험대출)이 1479억 유로로 전체 채권의 8.37%를 차지하면서 1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키프로스 의회는 이날 2대 은행인 포풀라르 은행이 18억 유로의 증자에 실패할 경우 인수에 나서는 방안을 승인했다. FT는 “그리스 부실 채권에 물린 이 은행의 위험이 금융권으로 전이되는 걸 막기 위해서지만 이 조치가 키프로스의 구제금융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이날 다음달 그리스 재총선 뒤 유로존 국가 전체의 신용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출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