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개지는 통합진보당] 내주초 500명 이상 참여 당원비대위 출범으로 맞불, 구당권파 몸무림 언제까지…

입력 2012-05-18 22:23

통합진보당 구당권파가 신당권파의 공세에 맞서 버티기 작전에 들어갔다. 당의 최대 하부조직인 민주노총이 신당권파에 힘을 실어주며 조건부 지지철회를 결정했음에도 막무가내다. 신당권파인 혁신비대위가 경선 비례후보들의 일괄사퇴를 요구한 데 대해 이석기, 김재연 당선자 등은 거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두 당선자는 12일만 버티면 국회에 입성하게 된다. 비례순위 1번인 윤금순 당선자가 진작에 사퇴했음에도 2번과 3번이 버티고 있는 데 대해 비난여론이 거세지만 오불관언이다. 두 사람이 배지를 달 경우 구당권파는 전체 13명 의원 중 8명을 확보하게 된다. 다수 의원을 내세워 당내 세력 위축을 막겠다는 게 구당권파의 전략인 듯하다. 따라서 혁신 비대위가 출당을 시도하더라도 끝까지 저항할 것으로 예상된다. 출당절차를 밟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그쯤 되면 여론이 잠잠해질 것이란 기대를 갖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구당권파는 강기갑 비대위원장이 이끄는 혁신 비대위가 민주노총과 여론의 지지를 받고 있는 데 맞서 ‘당원 비대위’ 출범을 서두르고 있다. 혁신 비대위의 정당성에 흠집을 내며 세력 위축을 최대한 막아보겠다는 몸부림이다.

‘당원 비대위’는 사무총국 당직자, 시도당위원장, 지역위원장 및 지역위원회 사무국장 등 당내 대표성이 있는 당원 500명 이상을 참여시킨다는 방침이다. 위원장은 당초 시·도당 위원장 가운데 한 명을 선출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대중적인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권위 있는 외부인사 가운데 한 명을 뽑기로 했다. 이번 주말 위원장 선임을 비롯한 인선을 완료하고, 이르면 다음주 초 당원 비대위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구당권파는 이와 함께 당원토론회를 실시하기로 했다. 지역위원회, 학생회, 청년회, 여성회 등 당내 조직별로 순회토론회를 열어 비례대표 경선 진상조사 결과의 문제점과 혁신 비대위 출범의 부당성을 적극적으로 알린다는 방침이다. 신당권파가 전직 당 대표들을 동원해 구당권파를 압박하고 있는 상황에 맞서 밑으로부터의 지지를 이끌어내 맞불을 놓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그러나 혁신 비대위가 당 안팎에서 힘을 얻고 있는 것과 달리 당원 비대위는 오합지졸로 비쳐질 가능성이 커 제대로 굴러갈지는 미지수다. 통합진보당 내 중립 성향의 한 인사는 18일 “혁신 비대위가 이미 이니셔티브를 쥐었으며 여론의 지지를 받고 있어 구당권파의 당원 비대위가 설 땅은 매우 좁다”고 분석했다.

성기철 기자 kcs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