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외고 집단 결핵감염 공포
입력 2012-05-17 10:53
경기 고양외고에서 법정 3종 전염병인 활동성 결핵환자 4명이 한꺼번에 확인돼 질병관리본부가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전체 1367명의 학생 중 300여명도 잠복 결핵균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1학년 404명 중 80여명, 2학년 471명 중 120명, 3학년 492명 중 104명 등이라는 것이다. 대학입시를 앞둔 이 학교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경기교육청과 고양보건소는 “최근 피부반응 검사 등 결핵검사를 실시한 결과 2, 3학년 2명씩 4명이 활동성 결핵에 감염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17일 밝혔다.
고양외고에서는 지난 1월 2학년 학생 1명을 시작으로 그동안 잦은 잔기침 이후 각혈을 하는 결핵환자가 잇따라 ‘결핵 공포’가 확산돼 왔다.
학교 측은 그러나 “활동성 결핵으로 확진된 4명은 2주간 자택에서 격리 치료 뒤 현재 정상 수업을 받고 있다”며 “걱정할 만한 수준이 아니어서 휴교 등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입장을 밝혔다. 학부모들은 “학교가 신속히 의료적 처방을 하고 전염확산 차단에 노력해야 하는데도 적극적이지 않아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학교 측은 18일 질병관리본부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학부모 긴급 간담회를 갖고 휴교 여부 등을 논의할 방침이다.
미세한 침방울이나 콧물, 가래로부터 공기를 통해 전염되는 결핵은 대부분 감염돼도 자각 증상이 없으며 감염자 10명 중 1명 정도가 결핵균이 검출되는 활동성 결핵으로 발병한다. 잠복 보균자는 면역력이 떨어질 경우 언제든 활동성 결핵을 앓을 수 있다.
대한결핵협회 관계자는 “결핵퇴치의 가장 효율적 방법은 환자의 빠른 발견과 신속한 치료”라며 “고양외고의 경우 잠복 보균자가 더 늘기 전 전염을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양=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