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베트남전 영웅, 전사 42년만에 훈장 받다
입력 2012-05-17 19:35
결혼한 지 한 달 만에 전장으로 떠나 전투 중 동료를 구하고 자신을 희생한 미군 베트남전 영웅이 숨진 지 42년 만에, 미군 최고 무공훈장인 ‘명예훈장(Medal of Honor)’을 받았다고 CNN이 17일 보도했다.
1970년 5월 10일. 베트남 국경에 인접한 캄보디아 시산(Se San) 지역의 정글. 베트남 전에 투입된 미 101 공수부대 506보병대 3대대 소속 소대병력이 정찰을 돌던 중 베트남군의 매복공격을 받았다. 당시 22살이었던 레슬리 세이보 상병은 소대원들 사이에 떨어진 수류탄을 집어서 던져내고 부상당한 동료를 구했다. 또 적진으로 돌격해 적의 벙커 뚜껑을 열고 수류탄을 던졌다. 이때 폭발한 파편으로 세이보 상병은 목숨을 잃었다.
시산 전투가 끝난 후 숨진 세이보의 동료들은 그의 영웅적 행동을 보고했고 군 사령관은 명예훈장 수여자로 추천했다. 그러나 공적서류 분실로 세이보의 영웅담은 30년 가까이 빛을 보지 못했다.
그렇게 세월이 흐르던 중 세이보 상병과 같은 소속 베트남참전 용사인 앨턴 맵이 베트남전 자료를 찾기 위해 국립문서보관소를 뒤지던 중 잃어버린 세이보 상병의 공적서류를 우연히 발견했다. 맵은 시산 전투에 참여한 참전용사들을 수소문해 확인하는 노력을 거쳐 세이보 상병을 명예훈장에 추천했다. 세이보 상병의 아내 로즈메리 사보 브라운은 CNN과의 인터뷰를 통해 “결혼 후 함께 지낸 시간은 한 달이 전부였지만 아직도 난 그를 잊을 수 없다. 지금 난 남편으로 인한 자긍심으로 너무나 명예롭다”고 말했다.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