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 “자회사 상장·자산 매각 추진”… 재무구조 개선 발등의 불
입력 2012-05-17 21:47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은 STX그룹이 STX에너지나 STX중공업을 주식시장에 상장하거나 산업은행과 특수목적회사를 설립해 보유자산을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STX는 17일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답변에서 “조선산업의 불황에 대한 선제적 재무구조 개선방안으로 STX에너지 및 STX중공업을 직접 상장하는 방안 또는 산업은행과의 특수목적회사(SPC) 설립을 통한 보유자산 매각으로 자본을 유치하는 방안 등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STX는 이와 관련, 산은에 절반씩 출자해 사모펀드인 SPC를 설립한 뒤 일부 자회사와 보유 지분 등을 사줄 것을 요청했다. STX가 SPC에 매각하는 자산은 STX중공업 경영권과 STX에너지 등 일부 계열사 지분, STX팬오션의 보유 선박, 해외자원개발 법인 지분 등으로 1조∼1조5000억원대인 것으로 전해졌다.
STX가 이런 방안을 강구하는 것은 최대한 자산을 빨리 팔아 자금난을 덜기 위해서다. STX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 경기침체로 조선·해운산업이 장기불황을 겪으면서 재무구조가 급격히 악화됐다. STX팬오션은 벌크 사업부문 손실이 확대되면서 지난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조2323억원, 영업손실 1331억원, 순손실 118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STX조선해양은 STX다롄 등 자회사들의 실적 호조에다 조선부문이 다소 살아나면서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2조6686억원, 영업이익 1180억원, 당기순이익 710억원을 기록했다.
STX는 조선산업 비중이 60%에 달한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규모는 1조3000억원이지만 STX는 대부분 차환·상환해 3000억원 가량만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주식시장에서는 STX의 자금난이 심각하다는 소문으로 계열사 주가가 급락했다. STX그룹의 모기업인 STX는 전날보다 11.44% 내린 9830원을 기록했다. STX조선해양은 11.76% 하락한 1만500원, STX팬오션은 가격제한폭까지 내린 44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STX메탈도 14.3%, STX엔진은12.5%가 각각 떨어졌다.
이명희 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