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개지는 통합진보당] 민노총 “혁신할 때까지 지지 철회”
입력 2012-05-18 01:10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17일 통합진보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 이에 따라 통합진보당은 당내 가장 큰 지지 세력을 잃게 돼 당의 미래 전체가 불투명해지게 됐다.
민주노총은 이 같은 결정은 ‘강기갑 혁신 비상대책위원회’의 비례대표 경천 공천자 총사퇴 요구를 계속 묵살한 채 당 쇄신을 가로막는 구당권파를 일소하라는 강력한 경고로 해석된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17일 서울 정동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중앙집행위원회를 마친 뒤 “우리는 통합진보당의 혁신이 조합원과 국민적 열망에 부응하는 수준으로 실현될 때까지 통합진보당에 대한 지지를 조건부로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통합진보당이 다시 당내 혁신 임무를 완수한다면 그때 가서 중집위를 다시 소집해 배타적 지지 여부를 논의할 것”이라면서 “4만3000명에 이르는 조합원 당원들의 탈당은 하지 않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그는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우리가 오늘 분명하고도 단호하게 결별해야 할 것은 진보를 가장한 모든 낡은 세력과 관행”이라며 “(구당권파의) 선거 부실과 부정, 폭력과 분파주의적 행태들이 바로 그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통합진보당 강기갑 혁신 비대위원장은 구당권파의 이석기, 김재연 국회의원 당선자에게 사퇴를 종용하고, 조만간 답변하라고 최후통첩을 보냈다. 두 당선자는 강 위원장의 설득에도 사퇴 불가 입장을 피력했다.
강 위원장은 국회 의정지원단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현재 당을 대표하는 기구는 혁신 비대위 하나”라며 “더 이상 당내 분란을 일으키며 국민들의 실망을 증폭시키는 일을 중단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당권파의 안동섭 경기도당, 윤민호 광주시당, 신장호 충북도당, 윤병태 경북도당 공동위원장은 가칭 ‘억울한 누명을 벗고 당의 명예회복을 하기 위한 당원 비대위’ 결성을 공식 제안했다. 이들은 제안문에서 “혁신 비대위의 비례대표 후보 사퇴 종용은 당권 장악을 위한 음모”라면서 “전횡을 막기 위해 당원들의 자발적 행동전을 만들어 나가겠다”며 혁신 비대위의 결정에 물리적 저지 방법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구당권파는 또 ‘지난 12일 개최된 중앙위는 당헌과 당규를 위반한 정치적 쿠데타로, 중앙위의 잘못된 결의를 집행하는 혁신 비대위의 업무를 중단시킬 필요가 있다’는 이유로 빠르면 18일 혁신 비대위에 대한 업무정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김명호 정현수 기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