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vs 反이해찬’ 공방 치열… 민주, 당권 주자 첫 TV토론회
입력 2012-05-17 19:05
민주통합당 당권 주자들이 17일 첫 TV토론회에서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6·9 전당대회 지도부 경선에 출마한 8명의 후보들은 이날 방송3사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이해찬-박지원 역할분담론’을 놓고 뜨거운 공방을 벌였다. 예상대로 7명의 후보들은 이해찬 후보에게 집중 공세를 폈다.
백미는 이 후보와 김한길 후보 간의 힘겨루기였다. 김 후보가 이 후보에게 “‘이-박 연대’ 담합에 대해 박지원 원내대표는 사과했는데, 제안자인 이 후보는 왜 아무런 사과가 없느냐”고 따지자 이 후보는 “나도 여러 번 사과했다”고 맞받았다. 이 후보가 답변 중 “이-박 연대’를 ‘담합’이라고 몰아붙이는 것은 일부 ‘나쁜 언론’의 주장에 말려들어간 것”이라고 하자 김 후보는 “우리에게 우호적인 언론도 그렇게 보고 있는데 핑계만 대고 있다”고 다시 쏘아붙였다.
우상호 후보는 “결과적으로 당의 갈등과 분열이 심해졌다”며 “짜여진 각본대로 나온다면 국민은 외면할 것이다. 최대 계파(친노무현 진영)의 기득권을 지키면서 대권 경선을 잘할 수 있나”고 추궁했다. 조정식 후보도 “새누리당의 전당대회가 감동 없이 끝났다. 우리도 우려된다. ‘이-박 연대’ 때문”이라고 공격했다. 이에 이 후보는 김두관 손학규 정세균 정동영 문재인 상임고문 등 당내 대선주자들을 거론한 뒤 “이들과 모두 친하다. 편향적일 수 없다. 공정하게 대선후보 경선을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피해 나갔다.
후보들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등 당 외부 인사와의 연대나 영입 문제를 놓고서도 입씨름을 했다. 강기정 후보는 “우리 당에 훌륭한 후보가 많다. 스스로 키우고 지원해야 한다. 왜 밖에 있는 사람에게 자꾸 눈독을 들이냐”고 꼬집었다. 이해찬 후보는 “가장 중요한 것은 감동적인 드라마를 만드는 것이다. 다른 후보와도 연대를 잘하면 상승할 수 있다고 본다”고 응답했다.
문용식 후보는 ‘486’(4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정치인의 기득권을 문제 삼았다. 문 후보는 “486은 1980년대 민주화운동을 훈장처럼 달고 다닌다. 이들은 이제 신인이 정치계에 들어오는 것을 막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며 “일반 486들이 일자리, 전셋값 등으로 허덕이는데 대체 정치인 486들은 뭘 하느냐”고 몰아붙였다. 그러자 486 대표주자 우 후보는 “진심으로 충고를 받아들인다. 거듭나도록 반성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추미애 후보는 “‘대선 승리를 위해 나섰다. 열려 있는 당 대표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종걸 후보는 “어느 계파의 어느 대리인이라는 말은 이제 없어져야 한다. 국민이 OK할 때까지 혁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