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찬경에 로비명목 25억 수수… 임석, 알선수재 혐의 추가

입력 2012-05-17 21:54

저축은행 비리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저축은행비리 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 부장검사)은 17일 임석(50)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에 대해 회사 돈 170억원을 횡령하고, 1500억원을 불법대출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합수단은 임 회장이 지난해 8월 미래저축은행 퇴출저지로비 명목으로 김찬경(55·구속) 미래저축은행 회장에게 25억원을 받은 정황을 포착하고 알선수재 혐의도 추가했다. 임 회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18일 오후 3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위현석 영장전담판사의 심리로 진행된다.

검찰은 임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는 대로 솔로몬저축은행의 정·관계 로비 등에 대한 본격 수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합수단 관계자는 “수사인력을 보충하기 위해 지난주 서울남부지검과 인천지검에서 검사 2명을 충원받았다”고 말했다. 구속된 임 회장을 중심으로 이번 저축은행 수사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솔로몬저축은행에 대한 위법·탈법행위를 파헤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검찰은 임 회장과 김 회장의 긴밀한 관계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합수단은 최근 김 회장에게서 “2차 저축은행 퇴출을 한 달 앞둔 지난해 8월 퇴출을 막는 로비에 써달라는 부탁과 함께 임 회장에게 5∼6차례 돈을 전달했다”는 진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미래저축은행은 경영난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9월 2차 저축은행 퇴출명단에서 제외됐다.

김 회장이 평소 정권실세와의 ‘끈’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정황을 비춰본다면 임 회장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게이트 수준의 정·관계 로비 혐의가 드러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전남 무안 출신의 임 회장은 김대중 정부 시절부터 정·관계 인맥을 쌓아왔고, 최근에는 소망교회 금융인 모임인 ‘소금회’의 일원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새누리당 이상득 의원과의 관계가 주목받았다.

검찰은 임 회장이 퇴출당하지 않기 위해 현 정권의 핵심 실세에게 4억원을 줬다는 정보도 입수해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혁의 기자 hyukeu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