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없는 박주영 월드컵 대표 탈락… 최강희 감독 “현 상태 도움안돼”

입력 2012-05-17 18:47

“어제 밤 12시까지 박주영의 연락을 기다렸다.”

박주영(27·아스널)이 사라졌다. 병역 기피 논란에 휩싸인 박주영이 명단 발표 전까지 행방이 묘연해 결국 2014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1·2차전 명단에서 제외됐다.

최강희 축구대표팀 감독은 17일 서울 논현동 LG디스퀘어에서 열린 대표팀 새 유니폼 발표회에서 오는 31일(이하 한국시간) 스페인과의 원정 평가전과 내달 9, 12일의 월드컵 최종 예선 1·2차전에 나설 선수 명단 26명을 발표했다. 박주영은 최 감독의 호명을 받지 못했다.

박주영은 지난해 AS모나코에서 뛸 때 10년간 모나코 공국의 장기 체류 허가를 받아 병역연기를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병역 기피 꼼수라는 비난을 받았다. 최 감독은 이번 명단 발표를 앞두고 박주영 본인에게 병역기피 의혹에 대해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해명하길 바랐지만 박주영은 끝내 연락이 안됐다. 이 때문에 최 감독은 최종 명단에 포함시킬지를 놓고 막판까지 고심하다가 코치진과의 협의를 거쳐 박주영을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최 감독은 “박주영의 연락을 기다렸다. 그의 발탁 여부를 놓고 코칭스태프, 기술위원장(황보관)과 가장 많은 고민을 했다”며 “현재 상황에서 박주영의 합류가 대표팀에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을지를 생각했다. 몸과 마음 상태가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 감독은 “박주영은 한국 대표팀에서 많은 활약을 해 주었고 앞으로도 활약을 해줘야 될 선수”라며 병역기피 논란이 해소되면 올 9월 이후 예정된 최종 예선 3차전 이후에 선발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박주영이 대표팀 명단에서 제외된 것은 지난 2010년 12월 발표된 아시안컵 이후 1년5개월 만이다. 당시 박주영은 AS모나코에서 당한 허벅지 부상으로 인해 제외됐다.

최 감독은 스페인 평가전과 최종 예선 1, 2차전이 K리그 일정과 겹치는 점을 고려해 해외파 위주로 선발했다. 유럽과 일본, 중동에서 활약하는 해외파가 전체 26명 중 12명이다.

기성용(셀틱), 구자철(아우구스부르크), 지동원(선덜랜드), 손흥민(함부르크) 김보경(오사카)이 최강희호의 2기 대표 선수로 승선했다. 스위스 FC바젤에서 뛰고 있는 수비수 박주호도 발탁됐다. 최근 부상에서 돌아온 이청용(볼턴)은 회복 기간을 더 주기 위해 명단에서 제외시켰다.

대표팀은 오는 31일 오전 3시 스위스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인 스페인과 친선경기를 치른 뒤 6월9일 카타르와의 원정, 6월12일 레바논과의 홈경기로 월드컵 최종예선 1, 2차전을 갖는다.

김준동 기자 jd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