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몸으로 인생 배우는 ‘산골 유학생들’… MBC 스페셜 ‘산촌유학-도시아이들, 봄볕에 물들다’

입력 2012-05-17 18:33


스페셜 ‘산촌유학-도시아이들, 봄볕에 물들다’(MBC·18일 밤 11시25분)

젊은 사람들은 도시로 다 떠나고 어르신들만 남은 산골 마을. 재학생이 4명밖에 남지 않아 폐교 위기에까지 놓였던 시골의 작은 학교가 요즘 시끌벅적하다. 서울을 비롯해 대도시에서 10여명의 학생이 유학 와 이곳에서 공부를 하면서 학교는 물론 마을도 활기가 넘치고 있다.

쉽게 친구들을 사귀지 못했던 영훈이는 농촌이 좋아 귀농한 ‘산골쌤’ 윤요왕씨 집에서 살면서 표정부터 달라졌다. 윤씨의 아들 딸 민규와 민재, 그리고 유학 온 성현이와 함께 가족처럼 지내면서 자연스레 아이들과 어울리기 시작했다. 낯설었던 산골 생활에도 차츰 적응해나가고 있다.

어린 두 동생들과 마찰이 잦았던 다빈이. 지금은 자식들이 모두 장성해서 떠난 이웃 농가의 풍이 할머니집에서 같은 유학생으로 언니뻘인 수민, 소영이와 살면서 동생들의 마음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때로는 서로 부딪히고 싸우지만 스스로 갈등을 해결해나가면서 진정으로 타인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법을 배워나가고 있다.

해외 조기 유학이 붐인 요즘 시대에 도시에서 산골로 온 ‘산골 유학생’들. 이들은 시시때때로 변하는 자연 속에서 해가 지는 줄도 모르고 논다. 제 손으로 텃밭에 모종을 심고 토끼와 닭을 기르며 생명의 귀중함을 깨닫는다. 사람들과 어울리며 현재 떨어져 있는 부모님과 형제, 친구에 대한 소중함을 인식한다. 아이들은 인생의 중요한 가르침을 책이 아니라 온 몸으로 부딪혀 마음으로 배우고 있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